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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ju, Korea, 20150215-2

용눈이 오름에 도착할 무렵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한두 방울뿐이어서 그냥 걸었는데, 사실 우산이 없었다. 다만 지난밤 기대감에 잔뜩 부풀어 올랐을 두 아이가 만족하기를 바랄 뿐이었다. 져버린 억새로 뒤덮인 오름을 오르며 하늘에 오르는 기분을 즐기는 와중에 문득 ...

Jeju, Korea, 20150215-1

지난밤 나는 용눈이 오름 홍보대사였다. 좋아하는 건 온갖 마음과 정성을 다하는 반면에 그 외에는 너무하리만큼 신경을 안 쓰는 성격인데, 용눈이 오름을 얘기하는 나의 눈빛이 얼마나 초롱초롱 빛났을지는 거울을 안 봐도 알 것 같다. 결국, 다음날 우도를 들어가려던 ...

Jeju, Korea, 20150214

5시 45분으로 알고 있던 비행기는 5시에 떠났다. 그래도 다행히 얼마의 추가 비용으로 6시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제주 여행 처음으로 차를 렌트했고, 게스트하우스는 집에서 나오기 직전에 예약했다. 우연스럽게도 전날 밤 회사 선배가 한 군데를 알려준 게 ...

Incheon, Korea, 20151025

섬을 빠져나오기 전에 선착장 반대쪽 끝에 있는 촛대바위를 가보기로 했다. 크지 않은 섬이었지만, 걷다 멈추기를 반복하다 보면 출항 시간을 맞추기 어려울 것 같아, 방을 정리하고 짐을 챙긴 후 민박집 아저씨께 찾아갔다. ”아저씨, 죄송한데 저희 촛대바위까지만 ...

Asan, Korea, 20150927

추석 연휴. 나와 동생 만이 집을 지켰다. 내비두면 나갈 일 없는 동생을 데리고 선문대학교를 산책했다. 할 일 없이 운동장 근처에 앉아, 추석 연휴에 오갈 데 없는 외국인들끼리 축구 경기하는 걸 구경했다. 누가 잘하네, 누가 못하네 평을 늘어놓으며 연휴의 ...

Seosan, Korea, 20140909

새벽 3시에 집을 나선 것은 간월암에 걸린 동그랗고 커다란 달을 찍기 위해서였다. 5시가 조금 안되어 도착했지만 짙은 안개 때문에 달은 커녕 바닷물도 보이지 않았다. 아쉬운 마음에 서성이다 보니 금세 날이 밝았다. 이따금씩 배가 몇 척 바다로 나갔고, 그렇게 ...

Cheonan, Asan, Korea, 20140907-2

지금은 친하지 않다는게 문제라면 문제다. 아니 큰 문제다. 어머니는 동생한테 잔소리가 늘어가고, 동생은 어머니가 원하는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 하루빨리 단단하게 굳어진 응어리를 녹이고, 예전같이 사이좋게 지냈으면 좋겠다. 최근의 가장 큰 소망이다.   ...

Gwacheon, Korea, 20150606-3

S는 과외를 가야한다고 해서 저녁을 먹고 헤어졌다. 남은 우리는 남산으로 향했다. 버스를 타고 올랐고, 걸어서 내려왔다. 내려오는 도중 M과 K가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 어느새 우리는 K가 묵는 숙소의 옥상으로 향하고 있었다. 20층이 넘는 높은 빌딩이었다. ...

Yangpyeong, Korea, 20140720

인제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두물머리를 들렀다. 몇해전 겨울의 끝자락에는 두물머리에서 온 하루를 보내기도 했었다. 다시 들른 한여름의 두물머리는 더웠다. 어디든 안덥겠냐마는,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지점이어서 그런지 습한기운이 더한듯 했다. 오래있지 ...

Inje, Korea, 20140719-2

저녁을 배불리 먹고, 소양강에서 내린천이 갈라져 나오는 길목에 차를 주차했다. 잔뜩 부풀어 오른 배를 꺼트리기 위해 산책이 필요했다. J의 손을 붙잡고 조심조심 교차로를 건너 강가로 걸었다. 강가따라 분명 있을법한 산책로를 걸을 생각이었지만, 번지점프대가 ...

Seoul, Korea, 20150401

우리끼리 농담삼아 부르던 사장님의 이름이 더이상 기억나지 않는다. 가게 제목 그대로 [My Favorite Things] 였던, 하지만 두번밖에 가보지 못한 곳이다. 그리고 숙명여대 근처에는 늦게까지 하는 카페가 거의 없다는 걸 알게됐다.    

Dangjin, Korea, 20140607-4

태안에서의 시간을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당진에 있는 아미미술관을 찾았다. 우연히 알게 된 곳인데, 돌아오는 동선 적당한 곳에 있어서 친구들한테 들렀다가자고 했다. 분교를 개조해서 작업실로 만든 듯 했다. 차분하고 고즈넉한 공간이었는데 다행히 사람이 ...

Taean, Korea, 20140607-1

아침을 대충 해결하고(사실 뭐 먹었는지 기억 안난다), J와 아침산책을 나섰다. 벌거벗은듯한 모래언덕과 절묘하게 이곳저곳을 가린 초록식물들의 색이 묘하게 아름답다.               ...

Taean, Korea, 20140606-2

고작 몇마디로는 설명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지만, 친구 얘기를 더해보자. JS는 HJ 다음으로 오래된 친구다. 둘다 똑같이 가장 친한 친구이다. 에라이, 고작 한문장 썼는데 이짓이 무의미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만두자. 다만 한마디만 더 하자면, JS와 HJ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