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ipei, Taiwan, 20160703

우리에게 대만은 여행지가 아니었다. 많은 곳을 둘러볼 필요가 없었고, 같은 시간 같은 곳을 함께할 수 있는 것이면 됐다.                    

Seoul, Korea, 20140803-2

마루 한편에 다소곳이 앉아 책을 읽으시던 아주머니께서는 단청이 없는 낙선재가 참 좋다고 하셨다. 나는 그제야 단청이 무언지 알게 되었다. 문틀에 걸터앉아 흙 적시는 빗소리에 시간을 보냈다. 이따금씩 문화재 해설사를 동반한 관람객 무리가 머물렀다가 지나갔다. ...

Seoul, Korea, 20140803-1

어렸을 때부터 비 맞는 걸 상당히 싫어했는데, 여행을 다니고 사진을 찍으면서 비 맞는 것에 많이 둔감해졌다. 우산을 쓴 사람들의 모습들이 좋아졌다. 하지만 역시 비는 맞는 것보다 창이 활짝 열린 실내에서 바라보는 것이 더 좋다. 바삭한 촉감이 더해지면 천국이 ...

Taipei, Taiwan, 20160702-2

자정이 넘어서야 호텔에 도착했던 우리는 일찍 일어날 리 만무했다. 게다가 3개월 만에 만난 우리는 뜨거웠다. 정신을 차리고 외출하니 이미 오후 5시가 넘어있었다. 대만에 있던 내내 그런 생활이 반복됐다.         ...

Taipei, Taiwan, 20160702-1

결국 우리는 대만에서 만났다. 가장 즉흥적이고, 가장 극적이며, 가장 애틋한 만남이었다. 물론 우리에게 그렇지 않은 만남은 없었다.                  

Korea, Taiwan, 20160701

I는 갑작스러운 휴가 소식을 전했다. 한국에 몰래 들어와 깜짝 놀래키려고 했지만 비행기 표가 너무 비싸 휴가 소식부터 전했다고 했다. 기쁘고도 긴박한 대화 끝에 I는 대만행 비행기를 타기로 했고, 나 역시 대만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갑작스러운 휴가를 쓰기로 ...

Berlin, Germany, 20160416

일주일간 잘 썼던 동전지갑과 작별해야 했다. 일주일을 함께했던 I와 전철역에서 작별해야 했다. I는 슬픔의 눈물을 흘렸지만, 나는 일주일을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첫 유럽 여행이자 사랑 찾아 떠나와 행복했던 일주일을 마음에 담고 공항으로 향했다. ...

Berlin, Germany, 20160415-2

하루가 분명 맑게 시작했는데 어느새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I의 연습실로 향하는 길에 한 손엔 우산을 들고, 한 손엔 카메라를 들었다. 대부분 팬포커스로 맞춰놓고 한 손으로 찍었고, 이따금씩 우산을 내려놓고 초점링을 돌리며 비를 맞았다.   ...

Berlin, Germany, 20160415-1

베를린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I의 출근을 배웅하고 돌아온 나는 외출 준비를 하며 집안 곳곳을 카메라에 담았다. 나에게든 I에게든 선물이 되리라 생각하면서. I의 일이 끝나고, 같은 무언가를 갖고 싶은 마음에 짧은 쇼핑을 시작했다. 옷 한 장 정도에 그 마음이 ...

Berlin, Germany, 20160414-3

우리는 마음에 드는 사진집을 하나 사들고 집에 돌아왔다. 오랜 외출 뒤에 발을 씻고 나니 피로가 밀려왔다. 알람을 맞춰놓고 침대에 누웠다. 긴 시간을 쉬지는 못했지만, 우리는 이내 일어나 외출 준비를 했다. 삼일 전 우연히 알게 된 공연을 가 볼 참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