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s tagged Asia

Gunsan, Korea, 20130105-2

이따금씩 아주머니들의 안부 인사가 시끌벅적 들려왔다. 할아버지들은 가만히 서 계셨지만 왠지 가까이하기 어려운 근엄함이 느껴졌다. 걸었던 대부분의 골목과 동네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모습이었다. 텅 비어있었지만 포근했다. 철길을 따라 계속 걸었다. 어디가 끝인지 ...

Kampong Phulk, Cambodia, 20141011-4

수상마을 한편에서 쪽배로 갈아타고 맹그로브 숲을 누볐다. 물 위에 펼쳐진 숲 사이로 떨어지는 빛줄기는 경이로운 그림을 만들어냈다. 맹그로브 숲을 둘러본 뒤 다시 큰 배로 갈아탔다. 마을을 벗어나 얼마나 지났을까. 뱃길 좌우로 펼쳐있던 수상식물들 대신 탁 트인 ...

Kampong Phulk, Cambodia, 20141011-3

숙소로 돌아와 마지막 일정을 앞두고 짐을 쌌다. 마지막 일정이 끝나면 곧 공항으로 가야 했기 때문이다. 짐을 다 싸고 잠시 숨을 돌린 뒤, 톤레삽으로 향하는 버스에 올라탔다. 톤레삽은 아시아에서 가장 큰 호수라고 했다. 물이 적을 때에도 제주도가 쏙 빠지는 ...

Siem Reap, Cambodia, 20141011-2

마지막으로 프레아코를 들렀다. 돌을 조각해서 만든 유적의 아름다움에 항상 놀라지만, 돌에 새겨진 압살라 여인의 조각을 흔적도 없이 떼내간 도굴꾼의 실력에도 놀라곤 했다. 가는 곳마다 유적과 스펑나무가 힘겨루기를 했다. 그 모습을 보며 뭐든지 아주 없앨 수는 ...

Siem Reap, Cambodia, 20141011-1

여행의 마지막 날이 밝았다. 오후엔 톤레삽 투어를 잡아두고, 일찍부터 앙코르와트를 다시 찾았다. 그래봐야 해는 이미 중천이었다. 이틀 전 둘러보았던 곳은 유유히 지나치고, 처음보다 무심하게 이곳저곳을 쏘다녔다.         ...

Siem Reap, Cambodia, 20141009-4

벌써 멀리서부터 빛나고 있었다. 미소 말이다. 원래 기념품 같은 건 잘 사지 않는 편인데, 어느새 미소에 빠져들었다. “하나에 1달러예요.” “이거 하나 주세요.” “2달러엔 세 개예요” 나는 ...

Siem Reap, Cambodia, 20141009-3

오랜 시간 머물러 있던 앙코르와트를 나와 프놈바켕으로 이동했다. 흡사 피라미드 같은 모양으로 높이 쌓아올린 돌무덤을 보면서 감탄사를 내뱉었지만, 정작 그곳은 프놈바켕이 아니라 박세이참크롱이란 곳이었다. 지도상으로 두 군데가 거의 붙어있긴 했지만, 이런 실수를 ...

Siem Reap, Cambodia, 20141009-2

나는 여행지에서 귀동냥으로 듣는 지식을 정말 좋아한다. 물론 그러려면 귀에서 이어폰을 빼야 하지만 가끔씩은 충분히 그래도 될만한 지식을 얻곤 한다. 총 세 개의 층으로 이루어진 앙코르와트는 층마다 세계가 다르며, 3층은 천상계라고 했다. 그 위에서 보이는 ...

Siem Reap, Cambodia, 20141009-1

동남아를 여행하게 된다면 가장 먼저 가고 싶은 곳이 앙코르 유적이었다. 겸사겸사 베트남을 며칠 경유했고, 드디어 캄보디아 시엠립에서의 하루를 시작했다. 앙코르 유적의 어마어마한 규모도 규모지만, 사실 여행지에서의 여유로운 바람을 좋아하기 때문에 자전거를 ...

Korea, Germany, 20160408-1

어쩌다가 싶었지만 당연한 일이었다. I를 봐야 했다. I가 독일로 돌아가기 전 우리가 같이 한 시간은 고작 열흘 남짓이었지만, 확신이 생기기엔 충분한 시간이었다. 이렇다 할 계기가 없어 아직 아시아 대륙을 벗어난 적이 없는 내가 베를린으로 향했다. 배를 뺀 ...

Seoul, Korea, 20160626

무심코 돌아본 때에도 아직 내 주위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람이 있다. 다양한 사람들이 나를 찾는다. 필요한 경우가 있어 나를 찾는 사람이 있고, 필요한 때에만 나를 찾는 사람이 있다. 호기심에 나를 찾는 사람이 있고, 그리움에 나를 찾는 사람이 있다. ...

Ulsan, Korea, 20150504-3

숙소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숙면을 취했고, 숙소에서도 20여 분을 더 기절했다. 한낮에 한참을 걸었으니 그럴 만도 했다. 해가 떨어지기 시작할 무렵 태화강 공원에 도착했다. 울산행을 결심하게 한 십리대밭을 산책했다. 촤르르- 촤르르-. 이어폰을 뺐더니 음악 ...

Ulsan, Korea, 20150504-2

푸르디푸른 바다 위로 은하수가 펼쳐졌다. 물비늘이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마음을 빼앗기는 대상이다. 대왕암을 빠져나와 해변을 따라 계속 걸었다. 햇살이 꽤 따가웠지만 그런대로 좋았다. 한참 걷고 있는데 아저씨 한 분이 나를 앞질러 가셨다. 푸른빛 옷차림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