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ju, Korea, 20150215-1

지난밤 나는 용눈이 오름 홍보대사였다. 좋아하는 건 온갖 마음과 정성을 다하는 반면에 그 외에는 너무하리만큼 신경을 안 쓰는 성격인데, 용눈이 오름을 얘기하는 나의 눈빛이 얼마나 초롱초롱 빛났을지는 거울을 안 봐도 알 것 같다. 결국, 다음날 우도를 들어가려던 두 여자아이가 용눈이 오름으로 목적지를 바꾸었다.

간밤에 비가 내린 모양이었다. 마당에서 습한 비 냄새를 맡으며 기지개를 켰다. 게스트하우스를 나서는데, 형님 한 분이 우도를 들어가신다고 했다. 멀지 않은 곳이어서 데려다 드리겠노라 했고, 성산항까지 간 김에 섭지코지를 산책했다. 산책로를 걷다 보니 어느새 지니어스 로사이가 눈에 들어왔다. 지난 여행 때 본태 박물관을 들렀다가 알게 된 일본 건축가 안도 타다오의 작품으로 꼭 한번 들러보고 싶은 곳이었지만, 동행하였던 두 아이는 별 관심이 없어 보였다. 유료였던지라 조금의 내색도 할 수 없었다.

유채꽃밭에서 약간의 시간을 보낸 후, 용눈이 오름으로 출발했다. 오가다 맘에 드는 장면에 수초 간 고민하였고, 결국 차를 세우고 두 아이에게 양해를 구한 뒤, 방금 본 장면을 찾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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