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 Korea

Seoul, Korea, 20140803-2

마루 한편에 다소곳이 앉아 책을 읽으시던 아주머니께서는 단청이 없는 낙선재가 참 좋다고 하셨다. 나는 그제야 단청이 무언지 알게 되었다. 문틀에 걸터앉아 흙 적시는 빗소리에 시간을 보냈다. 이따금씩 문화재 해설사를 동반한 관람객 무리가 머물렀다가 지나갔다. ...

Seoul, Korea, 20140803-1

어렸을 때부터 비 맞는 걸 상당히 싫어했는데, 여행을 다니고 사진을 찍으면서 비 맞는 것에 많이 둔감해졌다. 우산을 쓴 사람들의 모습들이 좋아졌다. 하지만 역시 비는 맞는 것보다 창이 활짝 열린 실내에서 바라보는 것이 더 좋다. 바삭한 촉감이 더해지면 천국이 ...

Korea, Taiwan, 20160701

I는 갑작스러운 휴가 소식을 전했다. 한국에 몰래 들어와 깜짝 놀래키려고 했지만 비행기 표가 너무 비싸 휴가 소식부터 전했다고 했다. 기쁘고도 긴박한 대화 끝에 I는 대만행 비행기를 타기로 했고, 나 역시 대만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갑작스러운 휴가를 쓰기로 ...

Gunsan, Korea, 20130105-2

이따금씩 아주머니들의 안부 인사가 시끌벅적 들려왔다. 할아버지들은 가만히 서 계셨지만 왠지 가까이하기 어려운 근엄함이 느껴졌다. 걸었던 대부분의 골목과 동네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모습이었다. 텅 비어있었지만 포근했다. 철길을 따라 계속 걸었다. 어디가 끝인지 ...

Korea, Germany, 20160408-1

어쩌다가 싶었지만 당연한 일이었다. I를 봐야 했다. I가 독일로 돌아가기 전 우리가 같이 한 시간은 고작 열흘 남짓이었지만, 확신이 생기기엔 충분한 시간이었다. 이렇다 할 계기가 없어 아직 아시아 대륙을 벗어난 적이 없는 내가 베를린으로 향했다. 배를 뺀 ...

Seoul, Korea, 20160626

무심코 돌아본 때에도 아직 내 주위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람이 있다. 다양한 사람들이 나를 찾는다. 필요한 경우가 있어 나를 찾는 사람이 있고, 필요한 때에만 나를 찾는 사람이 있다. 호기심에 나를 찾는 사람이 있고, 그리움에 나를 찾는 사람이 있다. ...

Ulsan, Korea, 20150504-3

숙소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숙면을 취했고, 숙소에서도 20여 분을 더 기절했다. 한낮에 한참을 걸었으니 그럴 만도 했다. 해가 떨어지기 시작할 무렵 태화강 공원에 도착했다. 울산행을 결심하게 한 십리대밭을 산책했다. 촤르르- 촤르르-. 이어폰을 뺐더니 음악 ...

Ulsan, Korea, 20150504-2

푸르디푸른 바다 위로 은하수가 펼쳐졌다. 물비늘이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마음을 빼앗기는 대상이다. 대왕암을 빠져나와 해변을 따라 계속 걸었다. 햇살이 꽤 따가웠지만 그런대로 좋았다. 한참 걷고 있는데 아저씨 한 분이 나를 앞질러 가셨다. 푸른빛 옷차림에 ...

Ulsan, Korea, 20150504-1

목적지가 없는 걸 어떻게 아셨는지 스탭 한 분이 일산 해변과 대왕암 공원 산책을 추천해주셨다. 늦은 오후에는 태화강에 있는 십리대밭에 갈 생각이었으니 그전까지만 돌아오면 될 일이었다. 점심도 되기 전에 쨍쨍해진 날씨에 성큼 다가온 여름이 느껴졌다. 눈부신 ...

Cheonan, Korea, 20150928

우르르 모여 흑성산에 다녀왔다. 그래봐야 네 명이었다. 운해를 보기 위해 차가운 밤공기를 이겨냈지만, 아쉽게도 구름은 바다를 이루지 못 했다. 운해 대신 일출이나 감상했다.               ...

Seoul, Korea, 20160211

우리는 돌아오는 길에 노량진에 들렀다. 수산 시장으로 더 유명한 노량진이지만 우리가 간 곳은 막창집이었다. 그녀가 독일로 돌아가기 전에 꼭 한 번 같이 가고 싶던 곳이었다.    

Incheon, Korea, 20160210-2

숙소를 나와 비조봉을 올랐다가 서포리 해변으로 내려왔다. 섬인데다 명절 연휴였던 때라 해변에 우리밖에 없었던 게 당연했을 수 있지만, 우리는 둘도 없는 그 시간을 만끽했다. 멀리 있던 바다가 손에 잡힐 정도로 다가올 동안 우리는 세상 가장 행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