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s tagged Korea

Paju, Korea, 20170201

여전히 나는 나의 생일에 별 관심이 없었지만 I는 아니었다. I의 손에 끌려 도착한 곳은 일 년 전 그녀가 나에게 조심스럽게 마음을 건넸던 곳이었다. 마음이 가득 담긴 생일 축하를 받고, 추억에 젖기도 했다. 서로가 주고받는 즐거운 기분은 여전했다. 일 년 ...

Buan, Korea, 20160124

다시 눈떠 바라본 세상은 여전히 하얬다. 꽤 긴 시간 동안 눈 속에 파묻힌 도로 위를 차들이 엉금엉금 기어서 움직였다. 도로 곳곳에 눈이 다져져 미끄러운 구간이 점점 늘어났고, 결국 오르막길 앞에서 줄지어 멈춰 섰다. 따뜻한 음악을 들으며 눈 속 세상을 ...

Gochang, Korea, 20160123

눈을 보기 위해 여행을 시작했다. 목적지가 고창이 된 이유는 기억나지 않지만, 목적지에 상관없이 폭설이 내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려가는 내내 그럴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봄철 청보리밭으로 유명한 학원농장으로 향하기 전 읍내의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

Seoul, Korea, 20140803-2

마루 한편에 다소곳이 앉아 책을 읽으시던 아주머니께서는 단청이 없는 낙선재가 참 좋다고 하셨다. 나는 그제야 단청이 무언지 알게 되었다. 문틀에 걸터앉아 흙 적시는 빗소리에 시간을 보냈다. 이따금씩 문화재 해설사를 동반한 관람객 무리가 머물렀다가 지나갔다. ...

Seoul, Korea, 20140803-1

어렸을 때부터 비 맞는 걸 상당히 싫어했는데, 여행을 다니고 사진을 찍으면서 비 맞는 것에 많이 둔감해졌다. 우산을 쓴 사람들의 모습들이 좋아졌다. 하지만 역시 비는 맞는 것보다 창이 활짝 열린 실내에서 바라보는 것이 더 좋다. 바삭한 촉감이 더해지면 천국이 ...

Korea, Taiwan, 20160701

I는 갑작스러운 휴가 소식을 전했다. 한국에 몰래 들어와 깜짝 놀래키려고 했지만 비행기 표가 너무 비싸 휴가 소식부터 전했다고 했다. 기쁘고도 긴박한 대화 끝에 I는 대만행 비행기를 타기로 했고, 나 역시 대만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갑작스러운 휴가를 쓰기로 ...

Gunsan, Korea, 20130105-2

이따금씩 아주머니들의 안부 인사가 시끌벅적 들려왔다. 할아버지들은 가만히 서 계셨지만 왠지 가까이하기 어려운 근엄함이 느껴졌다. 걸었던 대부분의 골목과 동네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모습이었다. 텅 비어있었지만 포근했다. 철길을 따라 계속 걸었다. 어디가 끝인지 ...

Korea, Germany, 20160408-1

어쩌다가 싶었지만 당연한 일이었다. I를 봐야 했다. I가 독일로 돌아가기 전 우리가 같이 한 시간은 고작 열흘 남짓이었지만, 확신이 생기기엔 충분한 시간이었다. 이렇다 할 계기가 없어 아직 아시아 대륙을 벗어난 적이 없는 내가 베를린으로 향했다. 배를 뺀 ...

Seoul, Korea, 20160626

무심코 돌아본 때에도 아직 내 주위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람이 있다. 다양한 사람들이 나를 찾는다. 필요한 경우가 있어 나를 찾는 사람이 있고, 필요한 때에만 나를 찾는 사람이 있다. 호기심에 나를 찾는 사람이 있고, 그리움에 나를 찾는 사람이 있다. ...

Ulsan, Korea, 20150504-3

숙소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숙면을 취했고, 숙소에서도 20여 분을 더 기절했다. 한낮에 한참을 걸었으니 그럴 만도 했다. 해가 떨어지기 시작할 무렵 태화강 공원에 도착했다. 울산행을 결심하게 한 십리대밭을 산책했다. 촤르르- 촤르르-. 이어폰을 뺐더니 음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