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여름휴가였을 것이다. 나는 또다시 베를린으로 향했다. 그런데 하필 떠나기 며칠 전 눈병에 걸렸다. 밝은 곳을 보면 참을 수 없는 통증이 몰려왔고, 이내 눈물이 줄줄 흘렀다. 그나마 밤이 돼야 참을 수 있는 정도였다. 한국에서 베를린까지 향하는 긴 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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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yang, Korea, 20150430
회사 야유회로 고양 꽃 박람회를 다녀왔다. 평소 사람 북적이는 곳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야유회가 아니었다면 들를 일 없는 곳이었다. 인위적이긴 하지만 즐비하게 심어진 꽃들을 보기 위해 여기저기서 버스를 대절해 관광 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마을 어르신들끼리 온 ...
Muju, Korea, 20130211
구정 연휴의 끝자락에 정처 없이 집을 나섰다. 어디라도 가볼까 싶어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뭐라고 검색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정상에 펼쳐진 아름다운 풍경과 정상 턱 밑까지 곤돌라를 타고 올라갈 수 있다는 글이 눈에 띄었다. 곧 파주로 돌아가야 했기에 잠깐 ...
Paju, Korea, 20180429
Yuu의 출산을 바로 코앞에 두고 Y와 함께 집 근처에 있는 산림조합에 다녀왔다. Yuu의 탄생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새로운 생명의 시작을 같이하는 나무를 선물하고 싶었다. 봄이 오는 길목에서 제일 처음 향기를 퍼뜨리는 매화나무가 당장에 떠올랐다. 지금 ...
Seoul, Korea, 20170114
필름 맡기러 가는 길을 항상 함께 하게 될 동반자가 생겼다.
Paju, Korea, 20170201
여전히 나는 나의 생일에 별 관심이 없었지만 I는 아니었다. I의 손에 끌려 도착한 곳은 일 년 전 그녀가 나에게 조심스럽게 마음을 건넸던 곳이었다. 마음이 가득 담긴 생일 축하를 받고, 추억에 젖기도 했다. 서로가 주고받는 즐거운 기분은 여전했다. 일 년 ...
Seoul, Korea, 20170107
한국으로 아주 돌아온 I와 천안을 다녀왔다.
Buan, Korea, 20160124
다시 눈떠 바라본 세상은 여전히 하얬다. 꽤 긴 시간 동안 눈 속에 파묻힌 도로 위를 차들이 엉금엉금 기어서 움직였다. 도로 곳곳에 눈이 다져져 미끄러운 구간이 점점 늘어났고, 결국 오르막길 앞에서 줄지어 멈춰 섰다. 따뜻한 음악을 들으며 눈 속 세상을 ...
Gochang, Korea, 20160123
눈을 보기 위해 여행을 시작했다. 목적지가 고창이 된 이유는 기억나지 않지만, 목적지에 상관없이 폭설이 내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려가는 내내 그럴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봄철 청보리밭으로 유명한 학원농장으로 향하기 전 읍내의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
Seoul, Korea, 20140803-2
마루 한편에 다소곳이 앉아 책을 읽으시던 아주머니께서는 단청이 없는 낙선재가 참 좋다고 하셨다. 나는 그제야 단청이 무언지 알게 되었다. 문틀에 걸터앉아 흙 적시는 빗소리에 시간을 보냈다. 이따금씩 문화재 해설사를 동반한 관람객 무리가 머물렀다가 지나갔다. ...
Seoul, Korea, 20140803-1
어렸을 때부터 비 맞는 걸 상당히 싫어했는데, 여행을 다니고 사진을 찍으면서 비 맞는 것에 많이 둔감해졌다. 우산을 쓴 사람들의 모습들이 좋아졌다. 하지만 역시 비는 맞는 것보다 창이 활짝 열린 실내에서 바라보는 것이 더 좋다. 바삭한 촉감이 더해지면 천국이 ...
Chuncheon, Korea, 20131025
햇살도, 바람도, 마음도, 정처 없이 일렁이는 가을이 좋아라. 아무렇게나 저질러버려도 금세 홀가분할 수 있는 가을이 좋아라.
Korea, Taiwan, 20160701
I는 갑작스러운 휴가 소식을 전했다. 한국에 몰래 들어와 깜짝 놀래키려고 했지만 비행기 표가 너무 비싸 휴가 소식부터 전했다고 했다. 기쁘고도 긴박한 대화 끝에 I는 대만행 비행기를 타기로 했고, 나 역시 대만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갑작스러운 휴가를 쓰기로 ...
Cheonan, Asan, Korea, 20130615
2017년의 봄은 상당히 잔인하다. 생애 가장 큰 결정을 내렸지만, 그 결정이 나를 행복케 하는지 모르겠다. 확신이 옅어진다. 도망치고 싶다.
Gunsan, Korea, 20130105-2
이따금씩 아주머니들의 안부 인사가 시끌벅적 들려왔다. 할아버지들은 가만히 서 계셨지만 왠지 가까이하기 어려운 근엄함이 느껴졌다. 걸었던 대부분의 골목과 동네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모습이었다. 텅 비어있었지만 포근했다. 철길을 따라 계속 걸었다. 어디가 끝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