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 Gyeonggi-do

Korea, Germany, 20160813

아마도 여름휴가였을 것이다. 나는 또다시 베를린으로 향했다. 그런데 하필 떠나기 며칠 전 눈병에 걸렸다. 밝은 곳을 보면 참을 수 없는 통증이 몰려왔고, 이내 눈물이 줄줄 흘렀다. 그나마 밤이 돼야 참을 수 있는 정도였다. 한국에서 베를린까지 향하는 긴 시간 ...

Goyang, Korea, 20150430

회사 야유회로 고양 꽃 박람회를 다녀왔다. 평소 사람 북적이는 곳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야유회가 아니었다면 들를 일 없는 곳이었다. 인위적이긴 하지만 즐비하게 심어진 꽃들을 보기 위해 여기저기서 버스를 대절해 관광 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마을 어르신들끼리 온 ...

Paju, Korea, 20180429

Yuu의 출산을 바로 코앞에 두고 Y와 함께 집 근처에 있는 산림조합에 다녀왔다. Yuu의 탄생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새로운 생명의 시작을 같이하는 나무를 선물하고 싶었다. 봄이 오는 길목에서 제일 처음 향기를 퍼뜨리는 매화나무가 당장에 떠올랐다. 지금 ...

Paju, Korea, 20170201

여전히 나는 나의 생일에 별 관심이 없었지만 I는 아니었다. I의 손에 끌려 도착한 곳은 일 년 전 그녀가 나에게 조심스럽게 마음을 건넸던 곳이었다. 마음이 가득 담긴 생일 축하를 받고, 추억에 젖기도 했다. 서로가 주고받는 즐거운 기분은 여전했다. 일 년 ...

Korea, Taiwan, 20160701

I는 갑작스러운 휴가 소식을 전했다. 한국에 몰래 들어와 깜짝 놀래키려고 했지만 비행기 표가 너무 비싸 휴가 소식부터 전했다고 했다. 기쁘고도 긴박한 대화 끝에 I는 대만행 비행기를 타기로 했고, 나 역시 대만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갑작스러운 휴가를 쓰기로 ...

Korea, Germany, 20160408-1

어쩌다가 싶었지만 당연한 일이었다. I를 봐야 했다. I가 독일로 돌아가기 전 우리가 같이 한 시간은 고작 열흘 남짓이었지만, 확신이 생기기엔 충분한 시간이었다. 이렇다 할 계기가 없어 아직 아시아 대륙을 벗어난 적이 없는 내가 베를린으로 향했다. 배를 뺀 ...

Incheon, Korea, 20160210-2

숙소를 나와 비조봉을 올랐다가 서포리 해변으로 내려왔다. 섬인데다 명절 연휴였던 때라 해변에 우리밖에 없었던 게 당연했을 수 있지만, 우리는 둘도 없는 그 시간을 만끽했다. 멀리 있던 바다가 손에 잡힐 정도로 다가올 동안 우리는 세상 가장 행복했다. ...

Incheon, Korea, 20160210-1

우리는 어쩌다 보니 처음 대화를 나눈지 이틀 만에 사귀게 되었다. 신중하게 생각한 뒤 그녀의 마음을 받았고, 기분은 하늘을 날았다. 영화 같은 일이었다. 다만 안타까운 점은 보름 후에 I가 독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었고, 그나마 다행인 점은 그 사이에 구정 ...

Paju, Korea, 20160214

하루하루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알 수 없었다. 아니, 하루가 흐르는 것을 인지하고 싶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다만 만남의 횟수가 늘어날 때마다 시간이 흐르고 있음을 어렴풋이 느낄 뿐이었다. 있던 곳을 떠나는 마음이 나보다 편할 리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약속 잡는 ...

Pyeongtaek, Korea, 20120930

날씨가 너무 좋아 집에만 있기 힘들기도 했지만, 사실 이모한테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렸을 때부터 우리 형제를 참 좋아해 주셨는데, 나는 그만큼 신경 써드리지 못하니 스스로 한심함을 느끼곤 한다. 연락받고 웃으며 마중 나오신 이모 뒤를 졸졸 따라 세상 가장 ...

Paju, Korea, 20160203

I가 제주에서 돌아온 날, 우리는 다시 만났다. 다가오는 주말에 친구를 소개받기로 하기도 했고, 서로 사는 곳이 지하철 한 정거장 거리였기 때문에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파주에서 태어나고 자란 I가 나를 이끌었다. 하루 만의 만남에도 반가움을 주고받으며 문을 ...

Incheon, Korea, 20151025

섬을 빠져나오기 전에 선착장 반대쪽 끝에 있는 촛대바위를 가보기로 했다. 크지 않은 섬이었지만, 걷다 멈추기를 반복하다 보면 출항 시간을 맞추기 어려울 것 같아, 방을 정리하고 짐을 챙긴 후 민박집 아저씨께 찾아갔다. ”아저씨, 죄송한데 저희 촛대바위까지만 ...

China, Korea, 20120708

첫 카메라인 NEX7로 처음 담은 건 하늘이었다. 중국 출장 나가는 날 면세점을 들러서 샀으니, 당연했다. 비행기를 탈 때마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세상 위의 구름들은 매번 다른 모습을 보여 준다. 형언할 수 없을 정도의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

Gwacheon, Korea, 20150606-3

S는 과외를 가야한다고 해서 저녁을 먹고 헤어졌다. 남은 우리는 남산으로 향했다. 버스를 타고 올랐고, 걸어서 내려왔다. 내려오는 도중 M과 K가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 어느새 우리는 K가 묵는 숙소의 옥상으로 향하고 있었다. 20층이 넘는 높은 빌딩이었다. ...

Gwacheon, Korea, 20150606-2

내가 만들어 보고 싶은 것은 단순한 모임이라기보단 목적이 분명한 집단이다. 크루(Crew)라는 표현이 적당하겠다. 뚜렷한 재주 또는 그것에 대한 의지가 대단한 사람들과 같은 공간을 공유하고 싶고, 그곳에서 만들어지는 유형/무형의 결과를 다같이 향유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