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s tagged Asan

Asan, Korea, 20130102

그해엔 여행을 참 많이 다녔다. 시간이 허락하기만 하면, 발 닿고 바퀴 구르는 대로 여행을 떠났다. 여자친구는 있었지만, 혼자 떠나기도 했다. 걸을 수 있으면 좋았고, 새로운 곳이면 더 좋았다. 명절 땐 조금 특별하게 어머니와 동생이 나의 움직임에 동행하기도 ...

Asan, Cheonan, Korea, 20151128

해온 생각은 많지만 내일을 생각할 줄 모른다. 내일 일은 내일이 돼봐야 안다고 생각하고, 설령 그것이 몇 년 후의 일이라도 그때의 내가 모든 것을 생각할 수 있도록, 지금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누구나가 흔히 말하는 통념과 속설들을 마음에 담거나 입으로 ...

Asan, Korea, 20150927

추석 연휴. 나와 동생 만이 집을 지켰다. 내비두면 나갈 일 없는 동생을 데리고 선문대학교를 산책했다. 할 일 없이 운동장 근처에 앉아, 추석 연휴에 오갈 데 없는 외국인들끼리 축구 경기하는 걸 구경했다. 누가 잘하네, 누가 못하네 평을 늘어놓으며 연휴의 ...

Asan, Cheonan, Korea, 20121202

남동생이 하나 있다. 고로 우리 집은 아들이 둘이다. 스스로가 느끼기에도 아들은 소용이 없다. 물론 그건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적어도 우리 집 두 아들은 부모님께 싹싹하지 않다. 어머니가 다육식물을 위안 삼는 이유가 아마 그런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

Cheonan, Asan, Korea, 20140908

우리 가족은 별일 없이 산책을 나왔다. 우리 집 앞에도 사려니숲길 못지않은 숲이 있지만, 다만 길이 없을 뿐이었다. 대신 울창한 숲을 두르고 있는 황토길을 걸었다. 걷다가 만난 언덕을 보며, 그곳에선 무엇을 볼 수 있을지 궁금해하기도 했다. 자리에 앉아 포도를 ...

Cheonan, Asan, Korea, 20140907-2

지금은 친하지 않다는게 문제라면 문제다. 아니 큰 문제다. 어머니는 동생한테 잔소리가 늘어가고, 동생은 어머니가 원하는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 하루빨리 단단하게 굳어진 응어리를 녹이고, 예전같이 사이좋게 지냈으면 좋겠다. 최근의 가장 큰 소망이다.   ...

Cheonan, Asan, Korea, 20140907-1

추석 연휴지만 올해도 아버지는 중국에 계신다. 남아있는 어머니와 동생을 데리고 나들이를 나섰다. 태조산을 오르기로 했고, 예전에 살던 집 앞을 거치기로 했다. 오랜만에 찾은 살던 집은 무슨 이유에선지 꽁꽁 잠겨있었고 가려져있었다. 기억을 더듬듯 문틈 사이를 ...

Asan, Korea, 20150101-2

나는 동생과 함께 걸었다. 시덥잖은 얘기를 나눴고, 가끔씩 서로의 안부를 주고받았다. 오랜만에 눈을 맞았더니, 기분이 개운해졌다. 나는 동생에게 T3를 쥐어주었고, 우리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걸으며 서로를 찍기도 했다. 나는 동생을 찍었고, 동생은 동생을 찍는 ...

Asan, Korea, 20150101-1

2014년 또한 여느해와 마찬가지로 쏜살같이 지나갔지만, 2015년의 문턱에서 시간은 참 더디게 움직였다. TV를 틀었다. 연이어 방송되는 각종 시상식과 화면 가득한 수많은 사람들의 소리는 안정된 척하는 나에겐 소음이었다. 시간은 참 더디게 움직였다. 1월 ...

Asan, Korea, 20140130-2

어머니, 동생과 드라이브를 나섰다. 먼저 도착한 곳은 공세리 성당이었는데, 흐린 날씨 탓이었는지 인적이 매우 드물었다. 그 덕에 천천히, 부산스럽지 않게 성당 주위를 둘러볼 수 있었다. 피부에 닿을 듯한 습기와 앙상한 가지들 때문에 분위기는 음산하기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