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s tagged 2013

Muju, Korea, 20130211

구정 연휴의 끝자락에 정처 없이 집을 나섰다. 어디라도 가볼까 싶어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뭐라고 검색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정상에 펼쳐진 아름다운 풍경과 정상 턱 밑까지 곤돌라를 타고 올라갈 수 있다는 글이 눈에 띄었다. 곧 파주로 돌아가야 했기에 잠깐 ...

Gunsan, Korea, 20130105-2

이따금씩 아주머니들의 안부 인사가 시끌벅적 들려왔다. 할아버지들은 가만히 서 계셨지만 왠지 가까이하기 어려운 근엄함이 느껴졌다. 걸었던 대부분의 골목과 동네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모습이었다. 텅 비어있었지만 포근했다. 철길을 따라 계속 걸었다. 어디가 끝인지 ...

Guangzhou, China, 20130331

일요일, 비가 내렸다. 생각 없이 지도를 둘러보다가 university라는 단어를 발견했고, 곧바로 가방을 둘러맸다. 주강 위에 큰 섬 하나가 있었는데, 그 섬 자체가 대학 캠퍼스 같았다. 우산을 들고 다녔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빗줄기에 개의치 않았다는 것은 ...

Hong Kong, China, 20130315

중국 광저우 출장 중 주말을 맞아 회사 동료들과 홍콩을 다녀왔다. 정확히 말하면 선배와 형들이다. 이미 중국에서 같이 생활한지 일주일이 넘었고, 그새 여기저기 놀러 다니고 술 마시다 보니 꽤 친해져있었다. 아니, 같이 한 시간 때문이라기보다 운이 좋게도 모두 ...

Asan, Korea, 20130102

그해엔 여행을 참 많이 다녔다. 시간이 허락하기만 하면, 발 닿고 바퀴 구르는 대로 여행을 떠났다. 여자친구는 있었지만, 혼자 떠나기도 했다. 걸을 수 있으면 좋았고, 새로운 곳이면 더 좋았다. 명절 땐 조금 특별하게 어머니와 동생이 나의 움직임에 동행하기도 ...

Sapporo, Biei, Japan, 20131231-3

오타루, 노보리베츠, 그리고 삿포로를 거친 것은 사실상 맛보기에 불과했다. 하얗게 눈 덮인 비에이 사진 한 장이 날 홋카이도에 오게 만들었다. 이제 그 주인공을 만나러 갈 차례다. 비에이는 홋카이도의 중앙 부근에 있어 교통편이 좋은 편은 아니었다. 이곳 저곳을 ...

Sapporo, Biei, Japan, 20131231-2

2013년의 마지막 날이다. 곧 외국에서 맞는 첫 새해를 경험할 생각에 잔뜩 신나있었다. 분주한 도시에 있기를 선호하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삿포로는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날 다시 들를 예정이었다. 삿포로에서 하루 묵은 것은 순전히 비에이를 가기 위한 차를 ...

Noboribetsu, Sapporo, Japan, 20131230-4

홋카이도에서의 세 번째 밤을 세 번째 도시에서 맞이하였으니, 그때의 나는 참 부지런하고 의욕이 넘쳤나 보다. 호텔 체크인을 하고 잠시 앉아 숨을 돌린 뒤 찾아간 라멘집은 홋카이도 도지사 상을 수상한 곳이라 했다. 원래 기름진 음식을 그렇게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

Noboribetsu, Sapporo, Japan, 20131230-3

지옥계곡을 지나 눈이 닿는 데로 길을 걸었다. 화산활동으로 생긴 온천 호수인 오유누마의 물줄기를 따라 내려가니, 온기 가득한 유황 물에 발을 담글 수 있는 족욕탕이 있었다. 잠시 신발을 벗고 온기를 만끽했다. 계곡 따라 산책을 마치고 나오니, 이런저런 건물들이 ...

Noboribetsu, Sapporo, Japan, 20131230-2

이름도 무서운 지옥계곡이지만, 눈 이불 덮고 새근새근 숨 쉬는 모습은 전혀 지옥이지 않았다. 자연은 정말 아름답다. 내가 사진을 찍기 시작한 이유이다. 그리고 여행하는 이유이다.             ...

Noboribetsu, Sapporo, Japan, 20131230-1

지난밤은 숙소까지 찾아가는 게 참 힘들었다. 원래 예정된 목적지는 노보리베츠였지만, 핸드폰 어플로 구한 값싼 숙소는 무로란에 있던 것이었다. 그것도 모르고 노보리베츠 역에 내려 한참을 돌아다니다가, 도저히 숙소가 보이지 않아 다시 확인해보니 히가시 무로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