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정에 있는 <빈브라더스>에서 H 선생님하고 커피나 마시며 주식 이야기를 떠들었다. 둘 다 딱히 할게 없어 보였고, 내 앞의 커피는 간혹 이야기 줄기가 멎을 때마다 한 모금씩 사라졌다. 얼음이 녹을 때마다 시간 흐르는 소리가 나지막이 들렸고, 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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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pporo, Biei, Japan, 20131231-3
오타루, 노보리베츠, 그리고 삿포로를 거친 것은 사실상 맛보기에 불과했다. 하얗게 눈 덮인 비에이 사진 한 장이 날 홋카이도에 오게 만들었다. 이제 그 주인공을 만나러 갈 차례다. 비에이는 홋카이도의 중앙 부근에 있어 교통편이 좋은 편은 아니었다. 이곳 저곳을 ...
Sapporo, Biei, Japan, 20131231-2
2013년의 마지막 날이다. 곧 외국에서 맞는 첫 새해를 경험할 생각에 잔뜩 신나있었다. 분주한 도시에 있기를 선호하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삿포로는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날 다시 들를 예정이었다. 삿포로에서 하루 묵은 것은 순전히 비에이를 가기 위한 차를 ...
Sapporo, Biei, Japan, 20131231-1
매일 숙소를 옮겨 다녔는데, 다시는 그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Noboribetsu, Sapporo, Japan, 20131230-4
홋카이도에서의 세 번째 밤을 세 번째 도시에서 맞이하였으니, 그때의 나는 참 부지런하고 의욕이 넘쳤나 보다. 호텔 체크인을 하고 잠시 앉아 숨을 돌린 뒤 찾아간 라멘집은 홋카이도 도지사 상을 수상한 곳이라 했다. 원래 기름진 음식을 그렇게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
Noboribetsu, Sapporo, Japan, 20131230-3
지옥계곡을 지나 눈이 닿는 데로 길을 걸었다. 화산활동으로 생긴 온천 호수인 오유누마의 물줄기를 따라 내려가니, 온기 가득한 유황 물에 발을 담글 수 있는 족욕탕이 있었다. 잠시 신발을 벗고 온기를 만끽했다. 계곡 따라 산책을 마치고 나오니, 이런저런 건물들이 ...
Noboribetsu, Sapporo, Japan, 20131230-2
이름도 무서운 지옥계곡이지만, 눈 이불 덮고 새근새근 숨 쉬는 모습은 전혀 지옥이지 않았다. 자연은 정말 아름답다. 내가 사진을 찍기 시작한 이유이다. 그리고 여행하는 이유이다. ...
Noboribetsu, Sapporo, Japan, 20131230-1
지난밤은 숙소까지 찾아가는 게 참 힘들었다. 원래 예정된 목적지는 노보리베츠였지만, 핸드폰 어플로 구한 값싼 숙소는 무로란에 있던 것이었다. 그것도 모르고 노보리베츠 역에 내려 한참을 돌아다니다가, 도저히 숙소가 보이지 않아 다시 확인해보니 히가시 무로란 ...
Otaru, Japan, 20131229-3
건물도 별로 없고 넓지도 않은 동네를 조금 걷다 보니 문득 걱정이 됐다. ’올 때는 택시를 탔는데.. 어떻게 돌아가지?’. 평화롭고 한적하기만 한 시골 마을인지라 돌아갈 차편이 어려울 것이 분명했지만, 미리 생각하지 못 했다. 하지만 이내 걱정은 배에 실어 ...
Otaru, Japan, 20131229-2
슈쿠츠 전망대에서 바라본 바다는 6박 7일의 홋카이도 여행 중 처음이자 마지막 바다였다.
Otaru, Japan, 20131229-1
자다가 제설차 소리에 깬 건 군대 이후 처음이었다. 새벽녘에 일어나 제설해야 했던 건 정말 싫었지만, 한 번도 눈을 쓰레기라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그 이후로 제설차는 볼 일이 없었다. J는 새근새근 잘도 잔다. 창문을 여니 찬바람이 밀려들어오지만, 잠 기운에 ...
Otaru, Japan, 20131228-2
동일 표준 시간대 중에서도 한국은 서쪽 끄트머리, 홋카이도는 동쪽 끄트머리였기 때문에 겨울철 홋카이도는 세시만 돼도 해가 지기 시작했다. 네 시쯤 체크인을 하고 짐을 풀었다. 드디어 도착한 것에 안도했고, 따뜻한 곳에 들어온 것이 반가워 잠시 몸을 녹였다. ...
Otaru, Japan, 20131228-1
만났던 모든 장면에 설레었다. 원하는 곳에 도착한 마음이 설레었던 걸까, 추운 날씨에 파르르 떨려오는 몸이 설레었던 걸까. 시간이 한참 지나면 그때의 마음과 몸은 희미해진다. 다만 정성 들여 남긴 사진에서 그때의 기분을 잠시나마 느낄 수 있다. 신기하게도 ...
Asan, Cheonan, Korea, 20121202
남동생이 하나 있다. 고로 우리 집은 아들이 둘이다. 스스로가 느끼기에도 아들은 소용이 없다. 물론 그건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적어도 우리 집 두 아들은 부모님께 싹싹하지 않다. 어머니가 다육식물을 위안 삼는 이유가 아마 그런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
Guangzhou, China, 20131214
그 해에는 중국을 정말 많이 다녀왔다. 비록 출장 때문이긴 했지만, 간혹 주말에 개인적인 시간을 갖게 되면, 이런저런 궁리를 하다가 호텔 밖을 나섰다. 물론 중국 땅을 혼자 돌아다니는게 조금 염려는 됐지만, 별일 있겠거니 하는 마음으로 무마시켰다. 그런데 지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