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rlin, Germany, 20160412-3

하루의 남은 시간이 줄어드는 것은 아쉬웠지만, 그래야만 일을 마친 I를 만날 수 있었다. 우리는 늦은 오후가 돼서야 다시 만났고, 이윽고 진 해가 다시 뜰 때까지 모든 순간을 만끽하고 사랑했다.           ...

Berlin, Germany, 20160412-2

박물관이 모여있는 뮤지움 아일랜드(Museum Island)에서 브란덴 브루크까지 걸었다. 갑작스럽지만 반가운 골목들, 종잡을 수 없는 패션들, 스펙터클한 건물들. 생경한 것들을 눈에 담아가며 산책했다. 매우 신경 써서 찍었던 브란덴 브루크에서의 사진들은 ...

Berlin, Germany, 20160412-1

휴일이 끝난 I는 무용단 출근을 하고, 나는 혼자만의 베를린 여행을 시작했다. 머나먼 유럽까지 왔지만 내 여행이 어디 가겠는가. 트램을 타고 적당한 곳에 내려 걷기 시작했다.             ...

Berlin, Germany, 20160411-3

집 근처 아시아 음식점에서 저녁을 해결했다. 물론 끼니마다 맥주도 빠지지 않았다. 음식점을 나와 사진을 한 장 막 찍으려던 차에 어느 중년부부가 우리 옆을 지나갔다. 아주머니는 우리 쪽을 힐끗 보시고는 사진을 찍어주겠노라 하셨고, 우리는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

Berlin, Germany, 20160411-2

반제에서의 이틀 밤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첫날은 도착이 늦었고, 둘째 날은 포츠담을 다녀왔다. 이제 와 생각해보면 정작 반제에서의 시간이 적었던 것 같다. 우리는 집으로 돌아가는 전철역 근처에 도착했지만 바로 타지는 않았다. 대신 I를 따라 도착한 선착장에서 ...

Berlin, Germany, 20160411-1

나와 같은 공간에 더불어 사진 찍길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아니 그저 같은 취향의 사람이라도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여행길이 몇 배는 더 즐거웁겠지.                 ...

Potsdam, Germany, 20160410-6

상수시에서 꽤 오랜 시간을 보냈지만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알 수 없었다. 내내 흐렸던 날씨 탓에 그림자 길이를 가늠할 수 없었기 때문이리라. 시내로 보이는 곳으로 나와 독일의 전통 요리라는 학세를 먹었다. 우리나라 족발은 돼지다리가 먹기 좋게 썰려있는 반면, ...

Potsdam, Germany, 20160410-5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장거리 연애를 했다. 만나기 어려운 정도가 아니라 만날 수 없는 장거리 연애를 했다. 먼 거리를 사이에 두고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인고의 시간을 버텨냈지만 치러야 할 것은 인내심 말고도 더 있었다. 아무래도 나에겐 첫 유럽행이었기 ...

Potsdam, Germany, 20160410-4

I의 말대로 우리를 질투한 하늘은 햇빛을 내어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럼에도 처음 밟은 유럽의 풍경이 마냥 좋았다. 나는 내내 “와~ 유럽 같다”라는 말을 반복했다.           ...

Gunsan, Korea, 20130105-2

이따금씩 아주머니들의 안부 인사가 시끌벅적 들려왔다. 할아버지들은 가만히 서 계셨지만 왠지 가까이하기 어려운 근엄함이 느껴졌다. 걸었던 대부분의 골목과 동네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모습이었다. 텅 비어있었지만 포근했다. 철길을 따라 계속 걸었다. 어디가 끝인지 ...

Berlin, Germany, 20160410-3

우리는 쉴 새 없이 흔적을 남겼다. 모든 움직임이 사진 놀이가 되었다. 호텔 근처를 둘러볼 생각으로 산책을 시작했지만 충분하지 않았다. 호텔에 돌아와 맥주 두병을 챙긴 뒤 버스에 올라탔다.           ...

Berlin, Germany, 20160410-2

일부러 꾸미지 않아도 풍기는 향기가 있다. 만들어내지 않은 고유한 향기가 있다. 내 사진에도 그 향이 있기를 바란다. 함께한 순간의 향과 기운과 기분과 떨림을 날 것 그대로 기록할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의 시간이 우리 것이어서 좋다. 우리의 살갗이 우리 ...

Berlin, Germany, 20160410-1

나는 사랑하는 사람의 모든 순간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다는 것으로 충분하다. 그리고 나의 눈이 주시하는 것을 행복해하는 그녀가 있으니 이제 죽을 때까지 사진 찍을 일만 남았다.          

Berlin, Germany, 20160409-4

짧은 베를린 여행 중 처음이자 마지막인 주말 연휴가 시작됐다. 휴가를 내고 찾아간 베를린이지만, I는 출근을 해야 했기에 사실상 하루를 온전히 같이 지낼 수 있는 시간은 주말뿐이었다. 번잡한 곳을 벗어날 필요가 있었다. 먼 곳은 아니어도 됐다. 우리는 반제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