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rlin, Germany, 20160412-2

박물관이 모여있는 뮤지움 아일랜드(Museum Island)에서 브란덴 브루크까지 걸었다. 갑작스럽지만 반가운 골목들, 종잡을 수 없는 패션들, 스펙터클한 건물들. 생경한 것들을 눈에 담아가며 산책했다. 매우 신경 써서 찍었던 브란덴 브루크에서의 사진들은 TC1이 삼켜버렸는지 미노광 되고 말았다. 찍을 당시에도 뭔가 이상하다 싶었는데 셔터를 누르면 찍는 시늉을 하길래 더 이상 의심을 하지 않은 것이 화근이다. 똑딱이에 발등 찍힌 게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르겠다. 완벽한 상태라고 생각되지 않으면 당장에라도 그 순간에 다른 방법을 찾아야겠다.

걷다 도착한 곳에 크기가 다른 수많은 콘크리트 덩어리들이 놓여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학살된 유대인들을 추모하는 공원이었다. 이천여 개 놓인 콘크리트들의 웅장한 모습에 눈을 먼저 빼앗겼지만, 그 사이를 지나는 두세 발자국마다 좌우로 보이는 것이 계속 바뀌고 자칫 방향을 잃을 수도 있겠다는 느낌이 마음을 더 빼앗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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