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려니 숲을 다시 들어가기엔 시간이 너무 늦었다. 그렇다고 바로 숙소를 찾아가기엔 너무 일렀다. 마땅히 주위에 갈만한 곳을 알지 못해 잠시 고민한 뒤, 두모악으로 향했다. 긴 시간 동안 용눈이 오름의 모습을 담아온 김영갑 작가의 갤러리였다. 추적추적 계속 ...

용눈이 오름에 도착할 무렵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한두 방울뿐이어서 그냥 걸었는데, 사실 우산이 없었다. 다만 지난밤 기대감에 잔뜩 부풀어 올랐을 두 아이가 만족하기를 바랄 뿐이었다. 져버린 억새로 뒤덮인 오름을 오르며 하늘에 오르는 기분을 즐기는 와중에 문득 ...

지난밤 나는 용눈이 오름 홍보대사였다. 좋아하는 건 온갖 마음과 정성을 다하는 반면에 그 외에는 너무하리만큼 신경을 안 쓰는 성격인데, 용눈이 오름을 얘기하는 나의 눈빛이 얼마나 초롱초롱 빛났을지는 거울을 안 봐도 알 것 같다. 결국, 다음날 우도를 들어가려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