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pporo, Japan, 20140103-1

아무리 애를 써도 렌트한 차를 언제 반납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기억을 뒤질수록 머리가 하얘지는 게, 머릿속에 눈만 가득 찼나 보다.

공항으로 가기 전 시간이 남았는지, 떠나야 하는 아쉬움이 남았는지 삿포로의 거리를 마지막으로 산책했다. 때마침 삿포로 역 근처에 홋카이도 대학교가 있었고, 애정 해 마지않는 장소이기 때문에 산책 장소를 고르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걷고 있는 거리를 찍고, 움직이는 사람을 찍고, 초밥이 돼버린 자동차를 찍고, 광선검이 돼버린 고드름을 찍었다. 실제로 본 장면인지 가물가물하기도 하다. 사진 속 장면을 보고 있던 그때를 기억하려 애를 써본다. 오고 간 거리와 감정들이 스치고, 그것들을 잡아서 기록한다. 사진과 남긴 글이 내가 그곳에 있었음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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