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ei, Sapporo, Japan, 20140102-3

지난밤 피로에 지친 몸을 따뜻하게 감싸던 이불을 살짝 걷어낸다. 옆 침대를 쳐다보니 나와 J의 짐들로 어지럽혀 있다. 싱글 침대가 두 개였지만, 잠은 침대 한 개로 충분했다. 하루 종일 추운 곳을 오가다 보니 씻자마자 몰려오는 피로감에 잠이 들었고, 해가 올라온 지 한참 지나서야 눈을 뜨곤 했다. 눈을 뜨고 나서도 한참을 부비적대고 나서야 몸을 일으켰다. 샤워를 하고 나오면, 방은 어느새 정리가 되어있다. 지난밤 탁자에서 마시던 맥주와 마른안주는 휴지통에 들어가 있고, 여기저기 널려있던 옷가지들이 침대 위에 가지런히 놓여있다. 마땅히 오갈 데 정해놓지 않는 취향의 나에게 지도 한 장 가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엄청난 힘이 되었고, 그 옆에는 나보다 나갈 채비를 먼저 끝낸 카메라와 렌즈가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문득문득 지난겨울여행이 떠오르곤 한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