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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ul, Korea, 20150530-1

성북동의 경계쯤에서 사람들을 만났다. 버스를 타고 북악산 자락을 올랐고, 성곽을 따라 30분여 올라 말바위 안내소에 도착하니, 발아래로 성북동이 보였다. 내려오는 길엔 비가 부슬부슬 내렸다. 모임을 이끈 G를 따라 만해 한용운 님이 생을 마감한 심우장과 최순우 ...

Jeju, Korea, 20160201-2

지난밤 친해진 두 아이와 점심을 같이 먹었다. 잔뜩 도착한 메시지를 확인해서야 내 생일임을 깨달았고, 두 아이로부터 생일 축하를 엎드려 절 받듯 받았다. 제주에 머무른 기간은 짧았지만, 용눈이 오름을 빼먹을 순 없었다. 용눈이 오름을 위해 흑백 필름도 챙긴 ...

Jeju, Korea, 20160131-2

우리는 마치 (가본 적도 없는) 스칸디나비아에 온 것 같은 기분이었다. 같이 걸은 발자국의 꼬리가 꽤 길어졌을 무렵 각자 하고 싶은 것들에 대한 얘기를 시작했고, 나는 하고 싶은 것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을 자아내는 나의 시간적 배경에 대해 얘기했다. ...

Jeju, Korea, 20160130-1

나흘짜리 제주여행이라니, 여태 제주여행 중 가장 짧았다. 생각해둔 목적지는 한라산뿐이었고 그마저도 둘째 날 갈지 셋째 날 갈지 제주에 도착해서도 몰랐다. 늦은 시간 도착해 짐을 푸는데 같은 방 여행객의 짐이 누가 봐도 산행 차림이었다. 한라산 가시냐는 물음으로 ...

Jeju, Korea, 20160129

늘 그렇듯 묵혀있던 기분을 전환하기 위해 제주로 향했다. 그리고 이 여행이 긴 이야기의 시작이 되었다. 그날 밤은 참 억울했다. 휴가를 허락받는 타이밍의 문제로 상사에게 핀잔을 들었고, 눈치를 한참 보는 바람에 퇴근이 늦었다. 하필, 아니 당연하게도 짐을 싸 ...

Jeju, Korea, 20150219-2

언제 가도 좋을 협재를 잠시 들렀다. 지난 며칠 반짝였던 시간은 영원하지 않았고 여행을 마쳐야 할 때가 왔다. 시간이 아쉽지 않은 바다가 내 대신 반짝였다. 바닷바람을 한참 쐬고 공항으로 향했다. 시간 넉넉히 움직였다고 생각했지만, 비행기를 타고 있어야 할 ...

Jeju, Korea, 20150219-1

여행의 마지막 날, 티벳풍경 게스트하우스에서 구정 아침을 맞이했다. 지난밤 술에 잔뜩 취해 잠이 들었던지라, 몸은 깼지만 정신까지 깨는 데는 시간이 좀 더 걸렸다. 정신을 차리고 조식이 차려진 방문을 열었더니 웬걸, 조식으로 떡국을 주실 줄이야. 그것도 다시 ...

Jeju, Korea, 20150218-2

H는 비행기를 하루 늦췄고, 나와 같은 게스트하우스에서 묵기로 했다. 이렇다 할 목적지도 없이 해안가를 따라 숙소 방향으로 움직였고, 마음에 드는 곳이 있으면 멈추곤 했다. 아무 생각 없이 들어섰던 곳의 점심이 너무 좋았고, 얼떨결에 들어선 갤러리의 유쾌한 ...

Jeju, Korea, 20150218-1

궁금한 마음에 가시리 산책을 시작했고, 궁금한 마음에 어떤 필름을 넣었나 확인해 보았다. ISO를 제대로 맞췄는지 까먹을 때가 더러 있었다. 대문보다 훨씬 낮은 담을 보며 대문이 필요할까 싶다가도, 대문 높이 잘 보이는 곳에 달린 우편함을 보고 이내 수긍했다. ...

Jeju, Korea, 20150217-3

신기하기도 하지. 우리 넷은 지난밤 욜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났다. 그리고 다음날 전부 따로따로 움직인 뒤 타시텔레 게스트하우스에서 다시 만났다. 아무 약속도 없던 상태였다. 우리는 서로 얼굴을 볼 때마다 매우 반가워했고, 행복한 기분에 와인을 곁들였다. ...

Paju, Korea, 20160203

I가 제주에서 돌아온 날, 우리는 다시 만났다. 다가오는 주말에 친구를 소개받기로 하기도 했고, 서로 사는 곳이 지하철 한 정거장 거리였기 때문에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파주에서 태어나고 자란 I가 나를 이끌었다. 하루 만의 만남에도 반가움을 주고받으며 문을 ...

Jeju, Korea, 20150217-2

용눈이 오름에서 내려온 나는 가시리로 향했다. 숙소를 타시텔레 게스트하우스로 옮길 참이었고, 그곳 가시리에도 유명한 오름이 있다는 것을 알아낸 뒤, 따라비 오름에 도착했다. 용눈이 오름보다는 좀 더 수고해서 오른 따라비 오름은 너무나도 아름다운 곡선으로 ...

Jeju, Korea, 20150217-1

심각한 늦잠에서 겨우 깬 뒤, 씻는 둥 마는 둥 비몽사몽간에 게스트하우스를 뛰쳐나왔다. 문을 나서는데 어딜 가야 할지 모를 때는 일단 용눈이 오름으로 향했다. 무작정 도착한 용눈이 오름엔 여느 때와 같이 바람이 많았다. 바람 부는 대로 이리저리 몸을 눕히는 ...

Jeju, Korea, 20150216-2

우여곡절 끝에 겨우 차에 돌아와 앉았더니 그제야 배가 엄청 고프다는 것을 깨달았다. 점심도 안 먹고 세 시간을 걸었으니 그럴 만도 했다. 저녁 먹을 곳을 찾기 위해 한 명은 친구한테 전화를 걸었고, 다른 한 명은 인터넷 검색을 시작했지만, 가까운 곳에 마땅히 ...

Jeju, Korea, 20150215-3

사려니 숲을 다시 들어가기엔 시간이 너무 늦었다. 그렇다고 바로 숙소를 찾아가기엔 너무 일렀다. 마땅히 주위에 갈만한 곳을 알지 못해 잠시 고민한 뒤, 두모악으로 향했다. 긴 시간 동안 용눈이 오름의 모습을 담아온 김영갑 작가의 갤러리였다. 추적추적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