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ju, Korea, 20150218-1

궁금한 마음에 가시리 산책을 시작했고, 궁금한 마음에 어떤 필름을 넣었나 확인해 보았다. ISO를 제대로 맞췄는지 까먹을 때가 더러 있었다. 대문보다 훨씬 낮은 담을 보며 대문이 필요할까 싶다가도, 대문 높이 잘 보이는 곳에 달린 우편함을 보고 이내 수긍했다. 갑선이 오름을 오르기 직전에 봤던 그 집의 빨랫줄에는 이상하리만큼 나란히 정돈된 검정색 빨래집게들이 있었다. 그것참 특이한 취향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오름을 내려와 돌아오는 길에 그 비밀이 밝혀졌다. 가시리엔 유난히 백구가 많았다. 피리 부는 사나이라도 된 양 백구 네 마리가 내 뒤를 졸졸 쫓아왔지만, 가시리 산책을 마칠 즈음엔 백구들의 호기심도 수그러든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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