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늦잠에서 겨우 깬 뒤, 씻는 둥 마는 둥 비몽사몽간에 게스트하우스를 뛰쳐나왔다. 문을 나서는데 어딜 가야 할지 모를 때는 일단 용눈이 오름으로 향했다.
무작정 도착한 용눈이 오름엔 여느 때와 같이 바람이 많았다. 바람 부는 대로 이리저리 몸을 눕히는 마른 억새 잎들 사이로 걸었다. 길이 아닌 곳에 발을 내디디며, 불어오는 바람을 온전히 맞았다. 바람에 맞서 몸을 지탱하기도 하고, 바람에 기대어 몸을 둥실 띄워보기도 했다.
trip with music, remember with pictur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