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s tagged JAN

Sapporo, Japan, 20140103-1

아무리 애를 써도 렌트한 차를 언제 반납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기억을 뒤질수록 머리가 하얘지는 게, 머릿속에 눈만 가득 찼나 보다. 공항으로 가기 전 시간이 남았는지, 떠나야 하는 아쉬움이 남았는지 삿포로의 거리를 마지막으로 산책했다. 때마침 삿포로 역 ...

Biei, Sapporo, Japan, 20140102-4

나는 항상 자연과 마주할 때가 가장 편했다. 여행을 다니고, 사진을 찍는 이유도 자연에 대한 애정에서 비롯되었다. 우연히 보게 된 사진 속 비에이의 겨울 풍경에 넋을 잃었고, 꼭 한번 가보리라 다짐했다. 근데 그 꿈이 생각보다 빨리 이루어졌다. 나와 J는 ...

Biei, Sapporo, Japan, 20140102-3

지난밤 피로에 지친 몸을 따뜻하게 감싸던 이불을 살짝 걷어낸다. 옆 침대를 쳐다보니 나와 J의 짐들로 어지럽혀 있다. 싱글 침대가 두 개였지만, 잠은 침대 한 개로 충분했다. 하루 종일 추운 곳을 오가다 보니 씻자마자 몰려오는 피로감에 잠이 들었고, 해가 ...

Biei, Sapporo, Japan, 20140102-2

다쿠신관을 들려 몸을 녹이며 사진을 감상했다. 비에이의 모습에 반해 그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 비에이를 유명하게 만든 마에다 신조 작가의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는 곳이었다. 이를테면 우리나라 제주도의 모습, 특히 용눈이 오름을 여러 해 사진으로 담아 그 깊이를 ...

Seoul, Korea, 20160109

2016년은 시작이 바쁘다. 오랜시간 마음으로 품어왔던 사진에 대한 욕심이 다가진(DAGAZINE)이란 모습으로 구체화되었고, 같이 하게 될 크루들도 윤곽이 잡혔다. 아직은 개개인이 해오던 혹은 해야 할 것들이 있는 시기라 다같이 모이려면 시간이 걸릴 것 같아 ...

Biei, Sapporo, Japan, 20140102-1

단잠을 자고 일어나 비에이에서의 마지막 하루를 맞이했지만, 우리를 태우고 움직여야 할 차는 아직 눈이불을 덮고 일어날 생각이 없어 보였다. J는 크리스마스트리라고 불리는 나무를 한번 더 보고 싶다고 했고, 다시 들른 그곳에서 우리를 반기는 멍멍이를 만나기도 ...

Biei, Japan, 20140101-5

내내 눈이 왔고, 간혹 보이는 검은색 실루엣들이 내 위치를 짐작게 했다. 세차게 눈을 내리던 구름이 잠시라도 걷힐 때면, 눈부시게 파란 바다가 하늘에 펼쳐졌다. 빨갛고 고왔던 J는 하얀 세상에서 빛났고, 눈보라 속에서 더없이 빛났다. 비에이를 벗어날 수 ...

Biei, Japan, 20140101-3

눈으로 덮인 세상은 내가 그려왔던 모습보다 훨씬 더 인상 깊었다. 차가운 공기가 몸을 휘감았지만, 고요한 풍경에 빠져있다 보면 그 온도를 느끼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잠시 멈춰 원하는 마음으로 사진을 찍고 차에 올라타면, 듣기 좋은 음악이 다시 몸을 녹였다. ...

Biei, Japan, 20140101-2

눈에 파묻혀 하얗고 하얀 세상 속에 빨간색 옷을 입은 아이가 있었다. 마음은 남아있지 않지만, 모습은 지금도 눈에 선하다.            

Biei, Japan, 20140101-1

그칠 줄 모르는 눈을 보면서, 역시 홋카이도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고 또 했다. 지난밤을 시로가네 온천에서 보낸 이유는 온천도 온천이었지만, 흰수염 폭포와 청의 호수가 멀지 않은 곳에 있었기 때문이다. 아, 물론 시로가네 온천 외에는 어디에 뭐가 있는지 ...

Asan, Korea, 20150101-2

나는 동생과 함께 걸었다. 시덥잖은 얘기를 나눴고, 가끔씩 서로의 안부를 주고받았다. 오랜만에 눈을 맞았더니, 기분이 개운해졌다. 나는 동생에게 T3를 쥐어주었고, 우리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걸으며 서로를 찍기도 했다. 나는 동생을 찍었고, 동생은 동생을 찍는 ...

Asan, Korea, 20150101-1

2014년 또한 여느해와 마찬가지로 쏜살같이 지나갔지만, 2015년의 문턱에서 시간은 참 더디게 움직였다. TV를 틀었다. 연이어 방송되는 각종 시상식과 화면 가득한 수많은 사람들의 소리는 안정된 척하는 나에겐 소음이었다. 시간은 참 더디게 움직였다. 1월 ...

Jeju, Korea, 20130117

동백꽃 위로 눈꽃이 내린 모습을 한장 찍고 제주를 떠나왔다. 사는게 그렇다. 주어진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는 그 시간이 지나서야 좀 더 진하게 다가온다. 그 사실을 알면서도 주어진 시간에 소홀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Jeju, Korea, 20130116

밤 깊은 그때, 나의 울음과 외침이 천안천 주위에 울려퍼졌다. 나의 주먹은 내 의지를 따라 동생 얼굴을 향해 쏟아졌지만, 채 뻗지 못한채 방향을 잃었다. 그 누구에게도 주먹질을 해본 적이 없다. 아니, 못했다는 표현이 더 맞다. 다만, 동생을 향한 이러저러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