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깊은 그때, 나의 울음과 외침이 천안천 주위에 울려퍼졌다. 나의 주먹은 내 의지를 따라 동생 얼굴을 향해 쏟아졌지만, 채 뻗지 못한채 방향을 잃었다.
그 누구에게도 주먹질을 해본 적이 없다. 아니, 못했다는 표현이 더 맞다. 다만, 동생을 향한 이러저러한 마음들이 끝끝내 몽우리지어졌고, 술에 취한 그 밤, 그 몽우리는 비슷한 형태의 주먹으로 변하고 말았다. 잘못했다. 동생에게 진심으로 사과했다. 그밤의 분노와 그새벽의 참회, 동생을 향한 나의 마지막 조언이었는지 모른다.
동생은 얘기했다. 잘한게 없는 자기는 반항할 이유가 없었다고. 그래서 그 아이의 얼굴이 부었다. 그런 동생을 데리고 제주도를 데려갔다. 나는 때때로 동생의 사진을 찍었고, 동생은 나를 보고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가 진심으로 고마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