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ei, Japan, 20140101-1

그칠 줄 모르는 눈을 보면서, 역시 홋카이도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고 또 했다. 지난밤을 시로가네 온천에서 보낸 이유는 온천도 온천이었지만, 흰수염 폭포와 청의 호수가 멀지 않은 곳에 있었기 때문이다. 아, 물론 시로가네 온천 외에는 어디에 뭐가 있는지 모른다. 눈에 파묻힌 차를 삽자루로 구출하고 인증샷을 남긴 뒤, 흰수염 폭포로 출발했다. 1분 만에 도착했다. 정말 가까웠다. 다리 위에서 흰수염 폭포를 구경하고 고개를 드니 멀리 지난밤 묵은 건물이 보인다. 흰 수건으로 알몸을 가리고 건물 외벽 계단을 총총 내려가 노천탕에 몸을 던진 지난밤 내 모습이 그려졌다.

이상했다. 내비게이션에 청의 호수를 입력하고 도착한 곳은 그냥 하얀 도로 위였다. 아무리 주위를 둘러봐도 영롱한 빛깔의 호수는 보이지 않았다. 근처를 서성이고, 가까운 다른 도로에 가보아도 청의 호수는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하얀 도로 위에 있던 청의 호수 표지판을 발견했다. 눈이 하도 많이 와서 호수로 들어가는 길목이 아예 막혀있던 것이었다. 청의 호수를 꼭 보고 싶었다며 아쉬워 하는 J를 달래며, 청의 호수 뒤편으로 흐르는 냇가를 구경했다. 달리 방법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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