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s tagged Asia

Jeju, Korea, 20150219-2

언제 가도 좋을 협재를 잠시 들렀다. 지난 며칠 반짝였던 시간은 영원하지 않았고 여행을 마쳐야 할 때가 왔다. 시간이 아쉽지 않은 바다가 내 대신 반짝였다. 바닷바람을 한참 쐬고 공항으로 향했다. 시간 넉넉히 움직였다고 생각했지만, 비행기를 타고 있어야 할 ...

Jeju, Korea, 20150219-1

여행의 마지막 날, 티벳풍경 게스트하우스에서 구정 아침을 맞이했다. 지난밤 술에 잔뜩 취해 잠이 들었던지라, 몸은 깼지만 정신까지 깨는 데는 시간이 좀 더 걸렸다. 정신을 차리고 조식이 차려진 방문을 열었더니 웬걸, 조식으로 떡국을 주실 줄이야. 그것도 다시 ...

Jeju, Korea, 20150218-2

H는 비행기를 하루 늦췄고, 나와 같은 게스트하우스에서 묵기로 했다. 이렇다 할 목적지도 없이 해안가를 따라 숙소 방향으로 움직였고, 마음에 드는 곳이 있으면 멈추곤 했다. 아무 생각 없이 들어섰던 곳의 점심이 너무 좋았고, 얼떨결에 들어선 갤러리의 유쾌한 ...

Jeju, Korea, 20150218-1

궁금한 마음에 가시리 산책을 시작했고, 궁금한 마음에 어떤 필름을 넣었나 확인해 보았다. ISO를 제대로 맞췄는지 까먹을 때가 더러 있었다. 대문보다 훨씬 낮은 담을 보며 대문이 필요할까 싶다가도, 대문 높이 잘 보이는 곳에 달린 우편함을 보고 이내 수긍했다. ...

Gwangyang, Korea, 20140322-1

제주도가 아닌 내륙을 여행하는데 비행기를 탄 건 처음이다. 주말 이틀뿐이었지만, 멀리 섬진강 자락 따라 올라오고 있는 봄을 맞이하고 싶었다. 여수 공항에 도착 후, 차를 렌트하고 광양 매화마을을 향해 출발했다. 채 점심이 되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이미 사람들로 ...

Pyeongtaek, Korea, 20120930

날씨가 너무 좋아 집에만 있기 힘들기도 했지만, 사실 이모한테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렸을 때부터 우리 형제를 참 좋아해 주셨는데, 나는 그만큼 신경 써드리지 못하니 스스로 한심함을 느끼곤 한다. 연락받고 웃으며 마중 나오신 이모 뒤를 졸졸 따라 세상 가장 ...

Hong Kong, China, 20130315

중국 광저우 출장 중 주말을 맞아 회사 동료들과 홍콩을 다녀왔다. 정확히 말하면 선배와 형들이다. 이미 중국에서 같이 생활한지 일주일이 넘었고, 그새 여기저기 놀러 다니고 술 마시다 보니 꽤 친해져있었다. 아니, 같이 한 시간 때문이라기보다 운이 좋게도 모두 ...

Asan, Korea, 20130102

그해엔 여행을 참 많이 다녔다. 시간이 허락하기만 하면, 발 닿고 바퀴 구르는 대로 여행을 떠났다. 여자친구는 있었지만, 혼자 떠나기도 했다. 걸을 수 있으면 좋았고, 새로운 곳이면 더 좋았다. 명절 땐 조금 특별하게 어머니와 동생이 나의 움직임에 동행하기도 ...

Tongyeong, Korea, 20120721

아침 일찍 대한민국을 반으로 가르며 머나먼 통영 땅을 밟았다. 한국의 나폴리라고도 불린다고 했지만 나폴리를 안 가봤으니 그냥 나폴리를 이태리의 통영으로 알고 있기로 했다. 생전 처음 맛보는 멍게 해초 비빔밥을 먹고, 책에서 보았던 벽화마을로 이동했다. 동쪽에 ...

Jeju, Korea, 20150217-3

신기하기도 하지. 우리 넷은 지난밤 욜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났다. 그리고 다음날 전부 따로따로 움직인 뒤 타시텔레 게스트하우스에서 다시 만났다. 아무 약속도 없던 상태였다. 우리는 서로 얼굴을 볼 때마다 매우 반가워했고, 행복한 기분에 와인을 곁들였다. ...

Paju, Korea, 20160203

I가 제주에서 돌아온 날, 우리는 다시 만났다. 다가오는 주말에 친구를 소개받기로 하기도 했고, 서로 사는 곳이 지하철 한 정거장 거리였기 때문에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파주에서 태어나고 자란 I가 나를 이끌었다. 하루 만의 만남에도 반가움을 주고받으며 문을 ...

Jeju, Korea, 20150217-2

용눈이 오름에서 내려온 나는 가시리로 향했다. 숙소를 타시텔레 게스트하우스로 옮길 참이었고, 그곳 가시리에도 유명한 오름이 있다는 것을 알아낸 뒤, 따라비 오름에 도착했다. 용눈이 오름보다는 좀 더 수고해서 오른 따라비 오름은 너무나도 아름다운 곡선으로 ...

Jeju, Korea, 20150217-1

심각한 늦잠에서 겨우 깬 뒤, 씻는 둥 마는 둥 비몽사몽간에 게스트하우스를 뛰쳐나왔다. 문을 나서는데 어딜 가야 할지 모를 때는 일단 용눈이 오름으로 향했다. 무작정 도착한 용눈이 오름엔 여느 때와 같이 바람이 많았다. 바람 부는 대로 이리저리 몸을 눕히는 ...

Jeju, Korea, 20150216-2

우여곡절 끝에 겨우 차에 돌아와 앉았더니 그제야 배가 엄청 고프다는 것을 깨달았다. 점심도 안 먹고 세 시간을 걸었으니 그럴 만도 했다. 저녁 먹을 곳을 찾기 위해 한 명은 친구한테 전화를 걸었고, 다른 한 명은 인터넷 검색을 시작했지만, 가까운 곳에 마땅히 ...

Asan, Cheonan, Korea, 20151128

해온 생각은 많지만 내일을 생각할 줄 모른다. 내일 일은 내일이 돼봐야 안다고 생각하고, 설령 그것이 몇 년 후의 일이라도 그때의 내가 모든 것을 생각할 수 있도록, 지금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누구나가 흔히 말하는 통념과 속설들을 마음에 담거나 입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