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 표준 시간대 중에서도 한국은 서쪽 끄트머리, 홋카이도는 동쪽 끄트머리였기 때문에 겨울철 홋카이도는 세시만 돼도 해가 지기 시작했다. 네 시쯤 체크인을 하고 짐을 풀었다. 드디어 도착한 것에 안도했고, 따뜻한 곳에 들어온 것이 반가워 잠시 몸을 녹였다. 다음날 오타루를 떠나야 했기 때문에 오타루의 밤공기를 마실 수 있는 처음이자 마지막 때였다. 다시 옷을 껴입고 문을 나섰다. 눈이 오다 말다를 반복했고, 삼십분도 채 지나지 않아 어둑어둑 해지기 시작했다. 찬바람에 볼이 얼어붙고 코를 훌쩍였지만 시원한 밤거리의 기운이 좋았다.
지나가는 분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했고, 그분이 지나간 자리에 사진이 남았다. 우리 뒤의 건물에 초점이 맞아있었고, J와 나는 흐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