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aru, Japan, 20131229-1

자다가 제설차 소리에 깬 건 군대 이후 처음이었다. 새벽녘에 일어나 제설해야 했던 건 정말 싫었지만, 한 번도 눈을 쓰레기라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그 이후로 제설차는 볼 일이 없었다. J는 새근새근 잘도 잔다. 창문을 여니 찬바람이 밀려들어오지만, 잠 기운에 감각이 느리다. 행여 J가 깰까 찬 공기를 몇 번 들이마시고 서둘러 창문을 닫았다.

오전엔 오타루를 좀 더 둘러볼 생각이었다. 나갈 채비를 하면서 본 바깥은 너무나도 고요하고 한적했다. 어렸을 때 주말 이른 아침 베개를 껴안고 디즈니 만화를 볼 때면 TV 화면만 반짝이고 바깥세상이 조용하곤 했었는데, 마치 그런 느낌이었달까나. 캐리어는 호텔에 맡겨두고 택시를 탔다. ”슈크추?”라는 짧은 외침에 ”아, 슈쿠츠!”라고 잘 알아들으신다. 밝은 목소리로 슈쿠츠 전망대에 대한 설명을 해주시지만, 나지막이 웃음소리만 낼 뿐 알아듣지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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