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ju, Korea, 20160214

하루하루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알 수 없었다. 아니, 하루가 흐르는 것을 인지하고 싶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다만 만남의 횟수가 늘어날 때마다 시간이 흐르고 있음을 어렴풋이 느낄 뿐이었다. 있던 곳을 떠나는 마음이 나보다 편할 리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약속 잡는 말을 먼저 꺼내지 못 했다. I에게 해야 할 일과 만나야 할 일이 얼만큼 남았는지 다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고맙게도 I는 나를 위한 시간을 열정적으로 만들어주었고, 나 또한 그 시간을 위해 열정을 다했다.

I의 가족모임이 있던 날은 아침 일찍 만났다. 늦잠을 잤었는지 준비가 늦었는지, 약속한 시간보다 조금 늦은 내게 같이 있을 수 있는 시간이 줄었다며 안타까워하는 I의 모습이 사랑스러웠다. 카페에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고, 서로의 모습을 찍기도 했다. I에게 독일에 가거든 시간 날 때 필름 카메라 한 대 사서 혼자 조금씩 찍어보라고 얘기했다. 그리고 초콜릿을 선물 받았다.

그리고 I는 뮌헨에 도착한 바로 다음 날 필름 카메라를 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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