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s tagged Korea

Jeju, Korea, 20160129

늘 그렇듯 묵혀있던 기분을 전환하기 위해 제주로 향했다. 그리고 이 여행이 긴 이야기의 시작이 되었다. 그날 밤은 참 억울했다. 휴가를 허락받는 타이밍의 문제로 상사에게 핀잔을 들었고, 눈치를 한참 보는 바람에 퇴근이 늦었다. 하필, 아니 당연하게도 짐을 싸 ...

Yeongi, Korea, 20160208

할머니와 외할머니께서 돌아가신지는 한참 지났지만 내 핸드폰에는 아직 할머니와 외할머니 연락처가 저장되어 있다. 딱히 번호가 저장되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신 주소가 하나씩 적혀있다. 핸드폰 음성인식을 키고 “외할머니 집으로 가자”라고 ...

Paju, Korea, 20160214

하루하루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알 수 없었다. 아니, 하루가 흐르는 것을 인지하고 싶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다만 만남의 횟수가 늘어날 때마다 시간이 흐르고 있음을 어렴풋이 느낄 뿐이었다. 있던 곳을 떠나는 마음이 나보다 편할 리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약속 잡는 ...

Gwangyang, Korea, 20140322-2

사진을 취미 삼다 보니 여행을 많이 떠난다. 아니, 여행을 좋아하다 보니 사진을 많이 찍는 걸까. 무엇이 우선인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그 덕분에 멋지고 아름다운 곳을 많이 걷게 되었고, 계절을 장식하는 꽃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날씨 하나에 큰 ...

Seoul, Korea, 20140329

나의 대학생활을 수놓았던 동아리 목방에는 큰 행사가 몇 개 있다. 새로운 임원진이 처음 꾸리는 MT인 LT(Leadership Training), 목방의 생일을 기념하는 창립제, 그리고 그해 갈고닦은 솜씨로 가을 축제 때 뽐내는 전시회. 그중에서도 창립제는 ...

Jeju, Korea, 20150219-2

언제 가도 좋을 협재를 잠시 들렀다. 지난 며칠 반짝였던 시간은 영원하지 않았고 여행을 마쳐야 할 때가 왔다. 시간이 아쉽지 않은 바다가 내 대신 반짝였다. 바닷바람을 한참 쐬고 공항으로 향했다. 시간 넉넉히 움직였다고 생각했지만, 비행기를 타고 있어야 할 ...

Jeju, Korea, 20150219-1

여행의 마지막 날, 티벳풍경 게스트하우스에서 구정 아침을 맞이했다. 지난밤 술에 잔뜩 취해 잠이 들었던지라, 몸은 깼지만 정신까지 깨는 데는 시간이 좀 더 걸렸다. 정신을 차리고 조식이 차려진 방문을 열었더니 웬걸, 조식으로 떡국을 주실 줄이야. 그것도 다시 ...

Jeju, Korea, 20150218-2

H는 비행기를 하루 늦췄고, 나와 같은 게스트하우스에서 묵기로 했다. 이렇다 할 목적지도 없이 해안가를 따라 숙소 방향으로 움직였고, 마음에 드는 곳이 있으면 멈추곤 했다. 아무 생각 없이 들어섰던 곳의 점심이 너무 좋았고, 얼떨결에 들어선 갤러리의 유쾌한 ...

Jeju, Korea, 20150218-1

궁금한 마음에 가시리 산책을 시작했고, 궁금한 마음에 어떤 필름을 넣었나 확인해 보았다. ISO를 제대로 맞췄는지 까먹을 때가 더러 있었다. 대문보다 훨씬 낮은 담을 보며 대문이 필요할까 싶다가도, 대문 높이 잘 보이는 곳에 달린 우편함을 보고 이내 수긍했다. ...

Gwangyang, Korea, 20140322-1

제주도가 아닌 내륙을 여행하는데 비행기를 탄 건 처음이다. 주말 이틀뿐이었지만, 멀리 섬진강 자락 따라 올라오고 있는 봄을 맞이하고 싶었다. 여수 공항에 도착 후, 차를 렌트하고 광양 매화마을을 향해 출발했다. 채 점심이 되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이미 사람들로 ...

Pyeongtaek, Korea, 20120930

날씨가 너무 좋아 집에만 있기 힘들기도 했지만, 사실 이모한테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렸을 때부터 우리 형제를 참 좋아해 주셨는데, 나는 그만큼 신경 써드리지 못하니 스스로 한심함을 느끼곤 한다. 연락받고 웃으며 마중 나오신 이모 뒤를 졸졸 따라 세상 가장 ...

Asan, Korea, 20130102

그해엔 여행을 참 많이 다녔다. 시간이 허락하기만 하면, 발 닿고 바퀴 구르는 대로 여행을 떠났다. 여자친구는 있었지만, 혼자 떠나기도 했다. 걸을 수 있으면 좋았고, 새로운 곳이면 더 좋았다. 명절 땐 조금 특별하게 어머니와 동생이 나의 움직임에 동행하기도 ...

Tongyeong, Korea, 20120721

아침 일찍 대한민국을 반으로 가르며 머나먼 통영 땅을 밟았다. 한국의 나폴리라고도 불린다고 했지만 나폴리를 안 가봤으니 그냥 나폴리를 이태리의 통영으로 알고 있기로 했다. 생전 처음 맛보는 멍게 해초 비빔밥을 먹고, 책에서 보았던 벽화마을로 이동했다. 동쪽에 ...

Jeju, Korea, 20150217-3

신기하기도 하지. 우리 넷은 지난밤 욜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났다. 그리고 다음날 전부 따로따로 움직인 뒤 타시텔레 게스트하우스에서 다시 만났다. 아무 약속도 없던 상태였다. 우리는 서로 얼굴을 볼 때마다 매우 반가워했고, 행복한 기분에 와인을 곁들였다. ...

Paju, Korea, 20160203

I가 제주에서 돌아온 날, 우리는 다시 만났다. 다가오는 주말에 친구를 소개받기로 하기도 했고, 서로 사는 곳이 지하철 한 정거장 거리였기 때문에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파주에서 태어나고 자란 I가 나를 이끌었다. 하루 만의 만남에도 반가움을 주고받으며 문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