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s tagged Korea

Jeju, Korea, 20140503-6

넓지 않은 해안도로를 따라 스쿠터를 타고 달린다. 사소한 장면에 멈추기를 반복하고, 때로는 미처 멈추지 못한 마음에 후회하기도 한다. 여름의 대기는 항상 무언가로 가득해서 청명한 날이 별로 없다. 그것이 정확히 무언지는 모르겠지만, 아쉬운 마음을 채 가지기도 ...

Jeju, Korea, 20140503-5

오후 3시경, 우도를 들어가기 위해 성산포항에 도착했다. 스쿠터를 끌고 들어가려면 한 시간여 뒤에 있는 배를 타야한단다. 근처 카페에 들러 하루 중 오랜만에 등 기대어 앉아 숨을 돌려본다. 자칫 잠들뻔한 몸을 부추겨 도착한 우도엔 스쿠터와 자전거들이 즐비하다. ...

Jeju, Korea, 20140503-4

아침부터 불던 거센 바람 덕분에 오름 정상에서 나는 정말 날고 있었다. 나의 가벼운 몸과 무거운 마음 모두.                         ...

Jeju, Korea, 20140503-3

섭지코지 앞에서 묵었던 게스트하우스 사장님이 얘기해주셨던 것 중에 하나는, 용눈이오름을 꼭 가보라는 것이었다. 섭지코지와 광치기 해변을 돌아본 뒤, 바로 용눈이 오름으로 향했다. 늦은 오후에는 우도를 들어갈 참이었다. 이번 여행을 앞두고 목적지를 많이 잡아둔 ...

Jeju, Korea, 20140503-2

몸과 마음이 대단히 피곤했던 이유는 전날 늦게 잠들어서 일 것이다. J와는 갈등의 골이 한참 깊어져갔다. 아니, 어쩌면 나 자신과의 갈등인지도 모르겠다. 바람은 뺨을 스치며 그 안의 복잡한 것들을 살짝 덜어간다. 어쩌면 그것이 내가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일 수 ...

Jeju, Korea, 20140503-1

아침부터 바람이 거세다. 내가 묵었던 방엔 네 명이 있었는데 결코 부지런을 떨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두번째로 게스트하우스 문을 나섰다. 스쿠터를 섭지코지로 들어가는 입구 가까이 주차하고 걷기 시작한다. 거센바람이 카메라든 손을 세차게 흔들때마다 심호흡을 한다. ...

Jeju, Korea, 20140502-2

형 한명 동갑 한명이었다. 그 둘은 차를 타고 월정리쪽으로 간다고 했는데, 이대로 영영 헤어지는게 아쉬워 점심이나 같이 먹기로 했다. 방주교회 쪽으로 간 건 그 근처의 비오토피아, 본태박물관까지 염두에 두었던 동선이었지만 어찌된 일인지 비오토피아는 주민의 ...

Jeju, Korea, 20140502-1

둘째날, 나는 도로 제주공항 쪽으로 돌아가 스쿠터를 렌트했다. 협재에서 아침을 맞은 후 동선을 짜다가, 대중교통으로는 너무 빙빙 돌아가길래 스쿠터를 렌트하기로 한 것이다. 렌트업체에 문의해보니 다행히 조그만 스쿠터가 한 대 남아있었고, 전날 술을 같이 마신 ...

Jeju, Korea, 20140501-4

여행 중 가장 좋아하는 일은 일몰을 바라보는 것이다. 어디에 있든 해지기 몇시간 전부터 일몰 볼 곳 찾는게 일이다. 가끔은 식당 아주머니, 편의점 알바, 민박집 아저씨 등 대화가 한두번 오가기만 하면 그 지역의 일출/일몰이 괜찮은 장소를 묻곤 한다. 제주여행의 ...

Jeju, Korea, 20140501-3

협재의 너른 백사장 위로 사람들이 오간다. 발자욱마다 추억을 적신다. 그런 모습이 행복해 보여 나는 또 사진을 찍는다. 마땅히 준비할 시간도 없이 온 터라, 숙소도 잡지 못한 상태로 협재에 도착했었다. 다행히 전화 7-8통만에 자리가 있는 게스트하우스를 ...

Jeju, Korea, 20140501-2

다시 어딘가로 향하고자 했을 때, 그냥 제주도가 생각났다. 떠나기 직전에 휴가 승인을 받긴 했지만, 다행히 비행기 티켓은 구할 수 있었다. 기억을 자세하게 더듬어 본 건 아니지만, 아마 세번째 인 것 같다. 이전의 두번은 정해진 코스에 몸을 실은 경우였기에 ...

Jeju, Korea, 20140501-1

여행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않았다. 여행을 진지한 표현으로 정의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도 아니다. 파주에서 서울을 향하는 지하철을 기다릴때에도, 혹은 천안을 향하는 기차를 기다릴때에도, 내 옆에서 다음 차를 기다리는 모두가 다 여행 중이라고 생각할 ...

Andong, Korea, 20141109-2

바람결에 나뒹구는 낙엽들. 돗자리에 나뒹구는 나. 좀처럼 깨지않는 술기운. 눈부신 가을의 색과 햇살을 즐기는 아이들. 사진 못찍는다고 혼나는 할아버지. 요란하지 않아서 좋았던 시간.             ...

Andong, Korea, 20141109-1

아마 나를 깨우는 소리에 겨우 잠에서 깼던 것 같다. 얼마나 마셨는지, 어떻게 잠들었는지는 당연히 기억나지 않았다.(왜 당연인거지?) 우리와 같이 술자리를 가졌던 한 여자아이랑 같이 사라져선 한참동안 안보였다고 하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게스트하우스 거실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