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 FM2

Noboribetsu, Sapporo, Japan, 20131230-3

지옥계곡을 지나 눈이 닿는 데로 길을 걸었다. 화산활동으로 생긴 온천 호수인 오유누마의 물줄기를 따라 내려가니, 온기 가득한 유황 물에 발을 담글 수 있는 족욕탕이 있었다. 잠시 신발을 벗고 온기를 만끽했다. 계곡 따라 산책을 마치고 나오니, 이런저런 건물들이 ...

Noboribetsu, Sapporo, Japan, 20131230-1

지난밤은 숙소까지 찾아가는 게 참 힘들었다. 원래 예정된 목적지는 노보리베츠였지만, 핸드폰 어플로 구한 값싼 숙소는 무로란에 있던 것이었다. 그것도 모르고 노보리베츠 역에 내려 한참을 돌아다니다가, 도저히 숙소가 보이지 않아 다시 확인해보니 히가시 무로란 ...

Otaru, Japan, 20131228-1

만났던 모든 장면에 설레었다. 원하는 곳에 도착한 마음이 설레었던 걸까, 추운 날씨에 파르르 떨려오는 몸이 설레었던 걸까. 시간이 한참 지나면 그때의 마음과 몸은 희미해진다. 다만 정성 들여 남긴 사진에서 그때의 기분을 잠시나마 느낄 수 있다. 신기하게도 ...

Asan, Korea, 20150927

추석 연휴. 나와 동생 만이 집을 지켰다. 내비두면 나갈 일 없는 동생을 데리고 선문대학교를 산책했다. 할 일 없이 운동장 근처에 앉아, 추석 연휴에 오갈 데 없는 외국인들끼리 축구 경기하는 걸 구경했다. 누가 잘하네, 누가 못하네 평을 늘어놓으며 연휴의 ...

Ulsan, Korea, 20150503

출발이 늦었다. 세기의 대결이라고 잔뜩 포장이 된 <파퀴아오 vs 메이웨더>의 복싱 경기를 보기 위해서였다. 세기의 대결임은 분명했지만, 언론에서 몇 날 며칠 동안 공들여 잔뜩 부풀려놓은 기대만큼의 박진감은 없었다. 울산역에 도착했을 때는 비가 ...

Busan, Korea, 20140815

아주 가깝게 붙어 얼굴을 마주 볼때도, 몸을 나란히 하고 같은 곳을 바라볼때도, 심지어 간혹 서로다른 곳을 보며 각자의 여유를 찾을때에도. 모두 다 사랑이어라. 모두 다 사랑이고 싶어라.      

Cheonan, Asan, Korea, 20140907-1

추석 연휴지만 올해도 아버지는 중국에 계신다. 남아있는 어머니와 동생을 데리고 나들이를 나섰다. 태조산을 오르기로 했고, 예전에 살던 집 앞을 거치기로 했다. 오랜만에 찾은 살던 집은 무슨 이유에선지 꽁꽁 잠겨있었고 가려져있었다. 기억을 더듬듯 문틈 사이를 ...

Dangjin, Korea, 20140222

우리는 일년에 두번 여행을 같이한다. 한두명씩 돌아가면서 여행을 준비한다. 2010년도에 처음 만났으니 벌써 꽤 됐다. 몇번째 여행인지는 정확히 세어보진 않았지만, 14년을 맞이하는 겨울의 끝자락에 당진을 다녀왔다. 회사 때문에 당진에 거주하던 JH가 ...

Gwacheon, Korea, 20150606-2

내가 만들어 보고 싶은 것은 단순한 모임이라기보단 목적이 분명한 집단이다. 크루(Crew)라는 표현이 적당하겠다. 뚜렷한 재주 또는 그것에 대한 의지가 대단한 사람들과 같은 공간을 공유하고 싶고, 그곳에서 만들어지는 유형/무형의 결과를 다같이 향유하고 싶다. ...

Gwacheon, Korea, 20150606-1

잔잔하고 부담스럽지 않게 같이 걸으며 사진 찍을수 있는 친구들이 하나둘 생기고 있었다. 기분이 좋았다. 그런 사람이 많을 필요는 없지만, 그런 만남이 잦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

Seoul, Korea, 20140802-1

J와 나 모두 아직 카메라에 필름이 조금씩 남아있었다. 필름을 맡기러 가기 전에 카메라에 있는 필름을 소진하기로 했고, 정확히 어떤 역에서 내렸는지는 모르지만, 서울역사박물관과 경희궁을 거쳐 시청역쪽으로 걸었다. 걷다가 보인 이화여자 고등학교에 들어섰고, 남은 ...

Yangpyeong, Korea, 20140720

인제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두물머리를 들렀다. 몇해전 겨울의 끝자락에는 두물머리에서 온 하루를 보내기도 했었다. 다시 들른 한여름의 두물머리는 더웠다. 어디든 안덥겠냐마는,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지점이어서 그런지 습한기운이 더한듯 했다. 오래있지 ...

Inje, Korea, 20140719-1

어쩐일인지 목적지에 도착하니, 오후 2시정도가 돼버렸다. 해가 가장 뜨거운 시간에 산행을 시작했으니, 오전에 무슨 사연이 있었으리라 생각되지만 역시 기억은 나지 않는다. 그 사연을 기록하고자 하는게 목적인데, 기억이 나지 않으니 이게 무슨 소용인가 싶기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