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마음이 대단히 피곤했던 이유는 전날 늦게 잠들어서 일 것이다. J와는 갈등의 골이 한참 깊어져갔다. 아니, 어쩌면 나 자신과의 갈등인지도 모르겠다. 바람은 뺨을 스치며 그 안의 복잡한 것들을 살짝 덜어간다. 어쩌면 그것이 내가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일 수 ...
Category MAY
Jeju, Korea, 20140503-1
아침부터 바람이 거세다. 내가 묵었던 방엔 네 명이 있었는데 결코 부지런을 떨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두번째로 게스트하우스 문을 나섰다. 스쿠터를 섭지코지로 들어가는 입구 가까이 주차하고 걷기 시작한다. 거센바람이 카메라든 손을 세차게 흔들때마다 심호흡을 한다. ...
Jeju, Korea, 20140502-2
형 한명 동갑 한명이었다. 그 둘은 차를 타고 월정리쪽으로 간다고 했는데, 이대로 영영 헤어지는게 아쉬워 점심이나 같이 먹기로 했다. 방주교회 쪽으로 간 건 그 근처의 비오토피아, 본태박물관까지 염두에 두었던 동선이었지만 어찌된 일인지 비오토피아는 주민의 ...
Jeju, Korea, 20140502-1
둘째날, 나는 도로 제주공항 쪽으로 돌아가 스쿠터를 렌트했다. 협재에서 아침을 맞은 후 동선을 짜다가, 대중교통으로는 너무 빙빙 돌아가길래 스쿠터를 렌트하기로 한 것이다. 렌트업체에 문의해보니 다행히 조그만 스쿠터가 한 대 남아있었고, 전날 술을 같이 마신 ...
Jeju, Korea, 20140501-4
여행 중 가장 좋아하는 일은 일몰을 바라보는 것이다. 어디에 있든 해지기 몇시간 전부터 일몰 볼 곳 찾는게 일이다. 가끔은 식당 아주머니, 편의점 알바, 민박집 아저씨 등 대화가 한두번 오가기만 하면 그 지역의 일출/일몰이 괜찮은 장소를 묻곤 한다. 제주여행의 ...
Jeju, Korea, 20140501-3
협재의 너른 백사장 위로 사람들이 오간다. 발자욱마다 추억을 적신다. 그런 모습이 행복해 보여 나는 또 사진을 찍는다. 마땅히 준비할 시간도 없이 온 터라, 숙소도 잡지 못한 상태로 협재에 도착했었다. 다행히 전화 7-8통만에 자리가 있는 게스트하우스를 ...
Jeju, Korea, 20140501-2
다시 어딘가로 향하고자 했을 때, 그냥 제주도가 생각났다. 떠나기 직전에 휴가 승인을 받긴 했지만, 다행히 비행기 티켓은 구할 수 있었다. 기억을 자세하게 더듬어 본 건 아니지만, 아마 세번째 인 것 같다. 이전의 두번은 정해진 코스에 몸을 실은 경우였기에 ...
Jeju, Korea, 20140501-1
여행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않았다. 여행을 진지한 표현으로 정의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도 아니다. 파주에서 서울을 향하는 지하철을 기다릴때에도, 혹은 천안을 향하는 기차를 기다릴때에도, 내 옆에서 다음 차를 기다리는 모두가 다 여행 중이라고 생각할 ...
Seoul, Korea, 20130505
많이 걸었지만 사진은 별로 찍지 않았다. 꽤 마음에 드는 장면이 아니면 굳이 찍는 편이 아니긴 했지만, 돌이켜보면 그냥 걷는 것 만으로도 좋았던 것 같다. 안타깝게도, 그걸 이제 알게 되었다. 나는 요즘 그립곤 하다. 오래된 사진에 자꾸 손이 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