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ean, Dangjin, Korea, 20140607-3

무슨놈의 사진을 카메라를 세개씩이나 들고 다니면서 찍은건지 모르겠다. 아, 아이폰까지 합치면 총 네개구나. 대단하다 정말. 같은 여행때의 사진이라도 카메라 별로 정리하려다 보니, 가끔은 쓸말이 도저히 남아있지 않을때가 있다. 지금처럼.

간혹 어떤여행에는 가지고 있는 카메라를 모두 동행할 때가 있다. 평소, 아니 앞으로도 평생 제일 좋아할 50mm 화각은 기본으로 챙겨야 하고, 간단간단하게 찍을 수 있는 35mm 똑딱이는 든든한 지원군이다. 이 두 조합은 기본이다. 그리고 상황이나 마음에 따라 디지털이 낄수도 있고, 여러 렌즈들이 덩달아 따라붙는다. 벌써 한바구니다. 때때로 디지털 카메라는 여행내내 배낭에서 나오지 않을 때도 있고, 정작 똑딱이 사진이 가장 많은 여행도 있었다. 그럴때면, 여행용으로(시작해서 일상을 잠식하겠지만) 줌 기능이 있는 똑딱이를 장만해야 하는 고민에 휩싸일때도 있었다. 하지만 줌이 있었던 때를 기억하면 또 그마음이 사그라든다. 줌이 가능하면 같은 날 찍었음에도 사진들의 통일감이 떨어진다. 줌을 기피하는 이유이다. 그렇다고 렌즈를 그때그때 바꿔끼는 것도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다. 결국 화각별로 카메라가 있는게 나에겐 이상적인 것 같다. 그렇다고 덩치 큰 카메라들을 여러개 들고다닐수는 없는 노릇이니, 똑딱이가 적당하다. 망원은 왠지 작위적인 느낌이라 기피하기 때문에, 20mm대 정도의 똑딱이 하나만 더 있으면 딱이겠다. 막힘없이 술술 글이 써지더니 새 카메라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결론이라니. 숨겨온 마음을 들킨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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