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em Reap, Cambodia, 20141011-2

마지막으로 프레아코를 들렀다. 돌을 조각해서 만든 유적의 아름다움에 항상 놀라지만, 돌에 새겨진 압살라 여인의 조각을 흔적도 없이 떼내간 도굴꾼의 실력에도 놀라곤 했다. 가는 곳마다 유적과 스펑나무가 힘겨루기를 했다. 그 모습을 보며 뭐든지 아주 없앨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유적을 돌아보고 나오는 길에 부모님의 일을 돕는 아이들을 보았다. 심부름이라기보다는 신의 부름이라는 말이 더 어울려 보였다.

주차해둔 자전거에 올라탔는데 갑자기 21이라는 숫자가 보였다. 자전거를 대여한지 삼일 만이었다. 가장 좋아하는 숫자라 이런 우연이 있나 싶어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아니, 신이 날 정도여서 사진을 한 장 찍었다.

시내에서 앙코르 유적을 향해 가는 큰 사거리에 바리스타라는 카페가 있었다. 하루에 한 번씩 꼭 들렀는데 마지막 날은 두 번 들렀다. 손은 운전하는 영광을, 발은 유적 밟는 영광을, 눈은 유적 보는 영광을, 입은 망고 셰이크와 아이스 바닐라 라떼를 마시는 영광을.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