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 머물러 있던 앙코르와트를 나와 프놈바켕으로 이동했다. 흡사 피라미드 같은 모양으로 높이 쌓아올린 돌무덤을 보면서 감탄사를 내뱉었지만, 정작 그곳은 프놈바켕이 아니라 박세이참크롱이란 곳이었다. 지도상으로 두 군데가 거의 붙어있긴 했지만, 이런 실수를 다 하다니 보이는 것 전부가 마냥 좋았나 보다. 캄보디아를 다시 가야 할 이유가 자꾸 쌓여갔다.
박세이참크롱을 프놈바켕 삼아 또 한참 둘러보고 다음으로 찾은 곳은 바이욘 사원이다. 티켓을 확인하는 현지인 자리 근처에 자전거를 주차하면서 오늘 날씨 참 좋은 것 같다고 얘기하자, 멀리 하늘을 가리키며 곧 비가 내릴 거라고 했다. 그래 어쩐지 공기 중의 습기가 그대로 내 몸에 달라붙어 땀이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던 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운 줄 모르고 돌아다녔다. 그리고 한참 더웠을 법한데도 다녀오면 맨날 까먹는다. 눈앞을 가득 채우는 감동스러운 형체들, 울컥할 정도로 좋았던 페달 구르던 자유로움. 더위를 느낄 겨를이 없었다..는 사실 하루의 중반까지였고, 하루를 마칠 때쯤엔 한 줌의 재가 돼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