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그때 사람을 모아서 같이 사진 찍으러 다녀오곤 한다. M과는 벌써 다섯 번도 넘게 만났는데, 워낙 서울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아이라 한 번쯤 하루 코스로 서울 구경을 시켜달라고 졸랐다. 덕분에 동묘 시장을 다녀오게 되었고, Y도 함께했다. <무한도전>에서 워낙 인상 깊게 본 곳이기도 하고 새로 장만한 카메라와 친해지기도 좋을 것 같아서 동묘역에 도착하기 전부터 신이 나 있었다.
처음이었던 동묘 시장엔 M의 말마따나 사람 시체 빼고 없는 게 없었다. 사람많고 골동품들 많은 노상 시장이겠거니 하는 마음이었을 때는 눈에 확 들어오는 것이 없다가, 이것저것 기웃기웃 관심 갖고 목을 빼 보니 구경거리 천지였다. 시베리아나 몽골에서 쓸법한 털 모자가 마음을 빼앗았지만, 가격 흥정에서 질 것 같아 그냥 지나친 것이 못내 아쉬운 기억이다. 아직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