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u Thanh, My Tho, Vietnam, 20141006-1

차 안에 올라타자마자 잠이 들었다. 어디든 머리만 대면 잠 참 잘 잔다. 호치민 시내에서 메콩강줄기까지는 그리 멀지 않았지만 단잠을 잤고, 잠에서 깨니 때마침 메콩 델타에 다다랐고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메콩 델타는 메콩강 하류에 형성된 삼각주를 뜻했다. 여행지에서의 투어 프로그램이야 사실 자유롭게 싸돌아다니길 원하는 나 같은 사람에겐 크게 매력적이지는 않지만, 길지 않은 시간 동안 그 지역의 겉모습을 훑기에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기도 하다. 근데 두 번 선택하고 싶지는 않다.

높디높은 야자수가 우산이 되어주었고, 사람들은 땅 가까이 있는 키 작은 나무와 야자수 잎 타고 떨어지는 빗방울을 같이 맞았다. 부유하는 습기 덕에 열대우림의 모습이 진득하게 담겼다. 수풀을 어루만지며 흐르는 메콩강 위를 나룻배를 타고 이동하기도 했는데, 멀리 다른 배가 앞서가고 있는 모습을 보며 어렸을 적 놀이기구 탈 때의 긴장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나룻배를 타고 도착한 곳에서 잠시 휴식시간을 가지며 코코넛 캔디 만드는 모습을 구경했다. 코코넛 열매의 내피로 만든 즙을, 외피를 태워 만든 불로 수분을 날려준 후 굳히면 코코넛 캔디가 됐다. 생활은 풍요롭지 않겠지만, 자연의 선물을 다루는 방법들이 풍요롭다고 생각했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