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tsdam, Germany, 20160410-6

상수시에서 꽤 오랜 시간을 보냈지만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알 수 없었다. 내내 흐렸던 날씨 탓에 그림자 길이를 가늠할 수 없었기 때문이리라. 시내로 보이는 곳으로 나와 독일의 전통 요리라는 학세를 먹었다. 우리나라 족발은 돼지다리가 먹기 좋게 썰려있는 반면, 학세는 돼지다리가 통째로 쟁반 위에 올라왔다. 구웠는지 튀겼는지 모르겠지만 껍데기가 벽돌만큼 단단해서 썰기도 어려웠고 씹기도 어려웠다. 먹다가 포기했지만 엄청난 양 덕에 보는 것만으로도 배가 불렀다.

식사를 마치고 카페에서 I의 친구인 D와 그의 친구인 R을 함께 만났다. 마침 근처에 있었다며 들른 모습이 정겹고 좋았다. 둘은 게이였는데 평소 동성연애를 접할 길이 없었던지라 기분이 괜히 묘했다. 동성에게 친구 이상의 감정을 갖는다는 것이 쉽게 받아들여지진 않았지만, 그 둘이 얘기를 주고받을 때 주고받던 눈빛을 보고 남의 마음을 함부로 가늠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진심이 느껴지는 눈빛이었다. 여전히 영어가 서툴러 대화를 많이 못한 것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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