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ju, Korea, 20140505

제주에서의 마지막 아침을 맞은 곳은 욜 게스트하우스였다. 제주에서 묵었던 게스트하우스 중 가장 자연 속 느낌이 짙어서 좋았던 공간이었고, 사장님이라 불리길 싫어하시는 사장님(?)을 비롯해 공간 전체에 쉼이라는 단어가 깊숙히 배어있었다.

지난 밤 대화를 나눴던 형 한 분이랑 문을 나서는 시간이 겹쳐, 오전의 동선을 같이 하기로 했다. 어쩌면 이것이 이 여행의 가장 아쉬운 선택이었는지 모른다. 그 형은 사려니 숲길을 그 전날 다녀왔고, 그것 때문에 나는 사려니 숲길 행을 포기하고 만 것이다. 결국 3번의 제주여행에도 불구하고 사려니 숲길은 아직도 미지의 공간으로 남게되었다.

누군가를 만나면 헤어지길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그래서 그 형을 따라 나섰던 건데, 돌이켜 생각해 보면 여행에서의 인연도 어쩌면 구름과 같다. 무게가 짙어지면 비가 되어 몸을 적시고 기억을 적시지만, 그러하지 않은 경우는 연기가 되어 사라진다. 이후, 게스트하우스에 대한 정을 살짝 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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