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야유회로 고양 꽃 박람회를 다녀왔다. 평소 사람 북적이는 곳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야유회가 아니었다면 들를 일 없는 곳이었다. 인위적이긴 하지만 즐비하게 심어진 꽃들을 보기 위해 여기저기서 버스를 대절해 관광 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마을 어르신들끼리 온 무리, 선생님을 따라 졸졸 움직이는 병아리 같은 아이들, 웃음꽃 만개한 가족들. 멀찌감치 바라볼 때의 인파는 여지없이 답답한 인상을 주었지만, 인파 속 조그만 공간 속에서 들리는 웃음소리와 느껴지는 행복한 기운은 기분을 좋게 했다.
꽃이 두드러진 사진을 찍기 위해 한참을 기다린 뒤 사람 없는 틈을 타 꽃에 초점을 맞춘 것도 잠시, 과감한 걸음마로 뷰파인더 너머의 고요함을 깨부순 아기의 미소가 내 입가에 번지기도 했다.
이제 갓 앉은 자세를 할 수 있게 된 것 같은 아이가 크고 너른 돌 위에 앉아있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아기 부모님께 동의를 얻고 사진을 몇 장 찍었다. 사진을 꼭 드리고 싶어 메일 주소를 여쭤봤는데, 되려 너무 고마워하셔서 내가 황송했다. 제발 미친듯이 이쁘게 나와서 인사에 보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