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lsan, Korea, 20150503

출발이 늦었다. 세기의 대결이라고 잔뜩 포장이 된 <파퀴아오 vs 메이웨더>의 복싱 경기를 보기 위해서였다. 세기의 대결임은 분명했지만, 언론에서 몇 날 며칠 동안 공들여 잔뜩 부풀려놓은 기대만큼의 박진감은 없었다.

울산역에 도착했을 때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울산 시내와는 거리가 꽤 있어서 버스를 타야 했다. 역 앞에 바로 붙어서 비를 피하며 버스를 기다리는데, 저 멀리 익숙한 인상과 덩치가 보였다. ’누구였지?’라고 생각하며 가까이 다가가다 보니, 올해 초 제주여행 때 욜 게스트하우스와 타시텔레 게스트하우스에서 술잔을 같이 기울였던 JH였다. 이름을 부르면서, 눈앞에 나타나니 놀란다. ”이런 데서 만나다니!”라고 말하며 나도 같이 놀랐다.

알고 보니 울산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던 JH와 짧은 대화를 마치고 버스에 올랐다. 마침 좋아하던 아이에게 이별 통보를 받았다고 하니, 지금 내리는 비가 이 아이의 눈물이겠거니 했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중에 빗방울이 더 굵어졌다. 할 수 없이 우산을 사고, 좁은 골목을 잠시 헤맨 뒤 뉴 미들 클래스(New Middle Class)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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