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oul, Korea, 20151205

합정에 있는 <빈브라더스>에서 H 선생님하고 커피나 마시며 주식 이야기를 떠들었다. 둘 다 딱히 할게 없어 보였고, 내 앞의 커피는 간혹 이야기 줄기가 멎을 때마다 한 모금씩 사라졌다. 얼음이 녹을 때마다 시간 흐르는 소리가 나지막이 들렸고, 몇 번인지 셀 수 없게 됐을 무렵 이야기를 멈췄다.

연남동에 있는 <딥커피>에서 KJ를 오랜만에 만났다. 그리고 그녀의 첫 책을 처음으로 받는 호사를 누렸다. 책을 만들어본 첫 경험의 어려움을 장황하게 늘어놓았는데, 그 이야기도 좋았고 오랜만에 만나 얼굴 보고 얘기하니 좋았다. 대화 중간중간 자기가 도와줄테니 나도 텀블벅 프로젝트를 빨리 해보라고 했고, 얼마 뒤 NY한테도 그런 얘기를 들었는데 그 말만으로도 고마웠다. 정말.

사진과 글을 책으로 엮는 것. 어려울 것 같다. 평소 성격이 완벽주의에 가까워서, 뭐든지 천천히 두고두고 오래 생각한 뒤에 진행하는 경향이 있는데, 책도 그렇게 만들고 싶었다. 하나를 만들어도 제대로 만들고 싶다. 쌓여갈 사진과 글들을 연도별로 정리해서, <2013>, <2014> 같이 한 해가 몽땅 들어있게 만들고 싶었는데, 그렇게 했다간 한 권만 넣어도 쇼핑백이 찢어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안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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