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pporo, Biei, Japan, 20131231-3

오타루, 노보리베츠, 그리고 삿포로를 거친 것은 사실상 맛보기에 불과했다. 하얗게 눈 덮인 비에이 사진 한 장이 날 홋카이도에 오게 만들었다. 이제 그 주인공을 만나러 갈 차례다. 비에이는 홋카이도의 중앙 부근에 있어 교통편이 좋은 편은 아니었다. 이곳 저곳을 쏘다니기에 택시는 적절하지 못 했다. 자유롭길 원해서 렌트를 하기로 했다. 덕분에 처음으로 국제면허증을 발급받았다. 렌트점을 따로 알아놓은 건 아니고, 그냥 지도에서 삿포로 역 근처의 렌트점 중 제일 마음 가는 곳을 골랐다. 카탈로그에서 차를 고르고, 렌트 일정, 반납 시간 등을 수신호로 주고받았다. 물론 짧은 대화를 섞기도 했다.

일본 차는 운전석의 위치가 한국 차와 달랐다.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었는데, 깜빡이 레버와 와이퍼 레버의 위치도 반대였다. 내 앞에 놓인 차선의 오른쪽 경계선을 신경 쓰며, 침착하게 운전했다. 때때로 갑작스럽게 방향을 틀어야 하기도 했는데, 깜빡이가 켜지는 대신 애꿎은 와이퍼가 움직이기도 했다.

홋카이도 대부분의 도로는 제한속도가 60km/h 이하였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제한속도가 60km/h이든 80km/h이든 앞에 차만 없으면 100km/h 이상으로 달릴 텐데, 홋카이도 사람들은 그렇지 않았다. 눈이 많이 오는 지리 특성 때문인지 안전을 제일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 두시 반쯤 삿포로를 출발한 우리는 제한속도를 끔찍하게 지켰고, 해가 지고도 한참 후인 여섯시 반쯤 비에이 시로가네 온천에 도착했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