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yeongtaek, Korea, 20120930

날씨가 너무 좋아 집에만 있기 힘들기도 했지만, 사실 이모한테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렸을 때부터 우리 형제를 참 좋아해 주셨는데, 나는 그만큼 신경 써드리지 못하니 스스로 한심함을 느끼곤 한다. 연락받고 웃으며 마중 나오신 이모 뒤를 졸졸 따라 세상 가장 아름다운 길을 걸었다. 이모가 까주시는 생밤을 냠냠 주워 먹다가 붉은 노을을 놓쳤다. 뒤늦게 도착한 들녘엔 설핏한 빛만 남아있었는데, 곧 땅거미가 질 그 시간에도 벼농사를 가꾸시는 아저씨 모습을 보면서 무슨 일이든지 정성 없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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