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aru, Japan, 20131228-1

만났던 모든 장면에 설레었다. 원하는 곳에 도착한 마음이 설레었던 걸까, 추운 날씨에 파르르 떨려오는 몸이 설레었던 걸까. 시간이 한참 지나면 그때의 마음과 몸은 희미해진다. 다만 정성 들여 남긴 사진에서 그때의 기분을 잠시나마 느낄 수 있다. 신기하게도 기억은 분명하지 않지만, 기분은 분명하다. 기분까지 글로 남길 줄 아는 솜씨라면 좋을 텐데.

눈꽃 바람이 변화구로 안면을 강타하고, 울퉁불퉁 쌓인 눈길에 캐리어가 자꾸 세로로 기립을 시도한다. 모자 위로 눈이 소복이 쌓이고, 메고 있는 카메라에도 눈이 잔뜩 묻었다. 한겨울인 홋카이도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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